[매경닷컴 MK스포츠(호주, 시드니) 서민교 기자] LA 다저스 좌익수 스캇 반 슬라이크가 ‘호주발’ 강풍에 울고 웃었다. 반 슬라이크는 의지의 사나이였다. 첫 타석에서 홈런성 타구가 강풍을 타고 어이없게 무산되자 두 번째 타석에서 결국 홈런을 때려냈다.
반 슬라이크는 22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2014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호주 개막전에서 5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 LA 다저스 스캇 반 슬라이크가 22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호주 개막전 4회초 1사 1루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든백스 선발 웨이드 마일리를 상대로 우월 투런 홈런을 친 뒤 안드레 이디어의 환영 속에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호주, 시드니)=김영구 기자 |
반 슬라이크의 홈런은 행운이 따랐다. 누구도 홈런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측 펜스 쪽으로 쭉 뻗은 타구는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 불고 있는 강풍을 타고 우측 파울 라인 앞 펜스를 간신히 넘겼다. 홈런을 직감하지 못한 관중들도 그 때서야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예상을 하지 못한 홈런 탓에 타이밍은 엇박자가 났다. 반 슬라이크도 황당한 웃음을 지으며 더그아웃에 들어섰다.
반 슬라이크의 황당 미소 뒤에는 이유가 있었다. 불운의 사나이로 그칠 뻔했으나 의지의 남자로 거듭났기 때문. 반 슬라이크는 4회 투런포에 앞서 2회초 들어선 첫 타석에서 홈런성 타구가 강풍으로 2루타에 그치는 불운을 맛 봤다.
상황은 비슷했다. 반 슬라이크는 0-0인 2회초 무사 1루서 마일리의 3구째를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향한 큰 타구를 날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큰 타구. 그
그러나 반 슬라이크는 첫 번째 타석에서의 불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두 번째 타석에서는 강풍을 의식해 밀어쳐 개막 축포를 쏘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