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최악의 잔칫상이었다. 아스날에서 1000번째 경기를 치른 벵거 감독, 그를 기쁘게 한 선물은 하나도 없었다.
선두를 노릴 절호의 기회를 놓쳤고, 라이벌에게 치욕적인 대패를 했다. 아직 이르다 할 수 있지만, 냉정히 말해 프리미어리그 우승 가능성도 사라졌다.
↑ 벵거 감독은 아스날에서 1000번째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첼시에게 굴욕적인 0-6 대패를 했고, 프리미어리그 우승 꿈도 사실상 좌절됐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승리와 함께 역전 우승의 희망을 쏘겠다는 벵거 감독의 계획은 산산조각이 났다.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포기해야 했다. 8경기를 남겨놓았고 기적 같은 드라마가 쓰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아스날은 19승 5무 6패(승점 62점)로 선두 첼시(승점 69점)와 간극은 7점으로 벌어졌다. 첼시보다 1경기를 덜 치렀으나 앞으로 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더욱이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도 이날 대승을 거두면서 아스날을 4위로 밀어냈다.
최근 행보도 대조적이다. 첼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가 고공행진을 달리는 것과 다르게 아스날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6경기에서 2승 1무 3패를 거뒀다. 경기를 치를수록 세 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게 자명하다. 그게 아스날의 현주소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였을까. 시즌 초반만 해도 외질을 영입해, 거침없이 연승을 달리던 아스날이었다. 초반 10경기에서 8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2003-04시즌 무패 우승 이후 10시즌 만에 정상을 탈환하는 듯 했다. 그만큼 아스날의 기세는 대단했다. 그러나 이후 20경기에서 11승 4무 5패를 했다. 압도적이었던 승률은 뚝 떨어졌고, 패배도 늘었다.
부상 악재를 비롯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스날은 ‘라이벌’과 대결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승점 6점의 의미를 지닌 대결에서 아스날은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그리고 그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아스날은 첼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와 전적에서 크게 뒤졌다. 1승 1무 3패다. 단순히 승패를 떠나서다. 3패가 매우 타격이 컸다. 맨체스터 시티전 3-6 패, 리버풀전 1-5 패, 그리고 이번에 첼시전 0-6 패였다. 이 3개 팀과 대결에서 무려 17실점을 했다. 아스날의 시즌 실점은 34골이니 정확히 50%였다. 일반적인 패배도 후유증이 큰데 엄청난 대패였으니 그 굴욕감에 후유증은 더욱 심각했다.
또한, 아스날은 ‘동네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냥에도 실패했다. 두 차례 겨뤄 1무 1패를 했고,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대결은 아스날의 흐름이 끊겼던 결 결정적인 분수령이었다.
물론
강팀에 강하지 못한 아스날이었다. 그리고 그게 발목을 잡았다. 올 시즌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사실상 좌절됐다. 그 어떤 비수도 벵거 감독을 아프게 한 ‘한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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