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디펜딩 챔피언 포항스틸러스가 개막 후 2연패 사슬을 끊고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했다. 여기저기서 ‘불안’을 말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가운데 거둔 귀중한 승리였다.
포항은 22일 자신들의 안방인 스틸야드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먼저 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21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문창진의 동점골 그리고 종료직전 이명주의 패스를 받은 유창현의 결승골을 합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개막전에서 울산에게 0-1, 2라운드 부산원정에서 1-3으로 패하며 체면을 구겼던 포항으로서는 귀한 승리였다.
↑ 신화용은 누구와 붙어도 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포항의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도 포항은 우승을 위해 뛰고 있다. 사진= 스포츠공감 제공 |
신화용은 “수원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게 보였다. 그런데 좀 오버페이스였다. 전반전이 끝나가면서부터 지쳐가는 게 보였다”면서 “그렇게 힘이 든 상황에서 1명이 퇴장 당했으니 더 지칠 수밖에 없었다”는 견해를 전했다. 신화용 말처럼 퇴장이 결정적이었는데, 수원 입장에서는 너무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후반 16분 김두현을 대신해 들어간 조지훈이 2분 만에 2장의 경고를 받아 퇴장을 당한 것이다. 보기 드문 장면과 함께 발생한 틈을 놓치지 않고 몰아붙인 포항은 결국 2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신화용은 “골을 먼저 허용했어도 무조건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홈에서는 수원에게 지지 않고 있었기에 선수들도 자신이 있었다”면서 “감독님께서 조급해 하지 말자면서 하던 대로 하자고 하셨다. 우리 플레이만 하면 충분히 역전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축구를 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는 견해를 전했다. 자신들을 믿은 것이다.
실상 앞선 경기들도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 경기력은 지난해와 크게 차이가 없다. 신화용 역시 “경기 내용이 계속 좋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내용이 좋으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법”이라는 말로 조급하지 않았다는 뜻을 전했다. 이겨본 자들의 여유였다. 그는 “지난해 우승을 하면서 누구랑 붙어도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그래도 외부의 시선은 다소 달랐다. 지난해에도 외국인 선수 한명 없이 우승을 했기에 섣부른 예상이 조심스러운 포항이지만, 지난해보다도 더 열악해진 스쿼드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 선수는 또 없고, 노병준 박성호 황진성 등 FA들로 풀린 자들을 떠나보내면서 무게감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신화용 역시 “우리가 약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이해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래서 더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신화용은 “어쩌면 계속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감독님 말씀처럼 즐기려고 하고 있다. 솔직히 잡생각이 들 수 없는 일정이다. 일주일에 2경기씩 치르고 있는데, 경기가 끝나면 강철 코치님이 딱 한 마디 하신다. ‘또 경기있다’ 라고. 경기 후 쉬고 다음 경기 준비하고, 끝나면 쉬고 다음 경기 준비하고의 반복이다 게으를 틈이 없다”는 말로 웃음을 보였다. 주위의 왈가왈부에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미심장한 의견도 덧붙였다. 신화용은 “누군가는 포항처럼 돈을 쓰지 않는 팀은 우승을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 소리 많이 듣는다. 하지만, 우리는 우승을 해야 한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다부진 목소리를 냈다. 혹자는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많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제는 후배들
확실히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다부졌다. 남들이 뭐라고 이야기하든 자신들은 우승을 향해 달린다는 포항스틸러스. 팀이 일정 수준에 올라서면, 높은 곳에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은 괜히 생긴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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