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승’ 류현진, ‘천적’ 넘어선 괴물 본능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도전하는 자만이 성공을 이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이 빈 틈 없는 플레이로 ‘천적’과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철저한 준비가 이뤄낸 값진 성과였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선발승을 달성했다. 타석에서는 2타수 1안타 1득점하며 공격에도 가세했다.

↑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천적" 애리조나를 상대로 5이닝 무실점하며 시즌 첫 승수를 올렸다. 사진(호주, 시드니)=김영구 기자

지난해 류현진은 애리조나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전적(5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4.65로 다소 부진했다. 애리조나는 시작부터 류현진을 괴롭혔다. 테이블세터를 이룬 A.J.폴락(13타수)과 애런 힐(8타수)이 류현진을 상대로 5안타씩 때려냈다. 폴 골드슈미트는 14타수 7안타(1홈런) 2타점으로 중심타선의 포문을 열었다.
애리조나는 류현진이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었다. 류현진은 시즌 준비를 위해 예정됐던 일정보다 2주 먼저 미국으로 출국했다. 지난해 가장 완벽했던 몸 상태로 돌리기 위해 체중을 7kg이나 감량했다. 노력의 결과는 성적으로 드러났다. 류현진은 4차례 시범경기에 등판해 1승무패 평균자책점 2.20으로 순조롭게 페이스를 올렸다.
류현진은 1회말 2사에서 골드슈미트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마틴 프라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더 이상의 진루를 막았다. 폴락(3타수)과 힐(2타수)은 1루 베이스조차 밟지 못했다.
위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류현진은 팀이 3-0으로 앞선 4회말 야수들의 매끄럽지 못한 플레이로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골드슈미트는 2루수 A.J.엘리스의 실책으로 출루했으며, 미겔 몬테로는 유격수 헨리 라미레스의 서툰 상황 판단으로 1,2루 베이스를 채웠다. 하지만 류현진은 1사 1,2루 실점 위기에서 마크 트럼보를 우익수 뜬공-헤라르도 파라를 빠른 바깥쪽 공으로 삼진 처리했다.

↑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의 개막 2차전에서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사진(호주, 시드니)=김영구 기자

잘 던진데 그치지 않았다. 류현진은 치고 달려 팀 득점을 추가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류현진은 상대 선발 투수 트레버 케이힐과의 불리한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커브를 공략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첫 안타였다. 류현진은 디 고든의 우중간 2루타로 3루까지 진루했다. 이때 과감한 홈 승부까지 노렸던 류현진은 3루 베이스를 지나쳐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이어 야시엘 푸이그의 좌전 적시타로 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왔다.
류현진이 ‘천적’ 애리조나를 상대로 시즌 첫 승리 투수가 된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스포츠에서도 데뷔 2년 차인 선수들이 스포모어 징크스로 인해 힘겨운 시기를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류현진은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천적'을 넘어서며 자신감도 동반 상승했다. '괴물' 류현진이 가진 능력이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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