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4시즌에도 대구구장에 가면 ‘개막 만루포’를 볼 수 있을까.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 그러나 개막 만루홈런이란 단어만 나와도 화들짝 놀랄 것이다. 그럴 것이 ‘악몽’이 채 사라지지 않았다.
↑ 배영수는 2013년 프로야구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만루홈런 2방을 얻어맞으며 ‘개만두’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런데 그 어려운 개막전 만루홈런이 삼성의 개막전에서 곧잘 터졌다. 최근 3년 연속이다. 삼성 개막전의 키워드는 매번 만루홈런이었다. 다만 그 축포가 삼성에겐 즐겁지만 않았다.
지난 2011년엔 즐거웠다. 광주 KIA전에서 1-2로 뒤진 8회 채태인의 그랜드슬램으로 짜릿한 6-2 역전승을 거뒀다. 의미있는 한방이었다. 2004년 안경현(당시 두산) 이후 7년 만에 나온 개막전 만루홈런이었다. 채태인의 만루홈런으로 류중일 감독은 데뷔전에서 첫 승을 거뒀다.
그런데 이후 그 어렵다던 개막전 만루홈런이 삼성의 개막전 단골메뉴가 됐다. 다른 건 삼성이 피해자로 바뀌었다는 것. 삼성에겐 악몽의 연속이었다.
2012년 LG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얻어맞고 눈물을 흘렸다. 0-0으로 맞선 3회 차우찬이 주자가 꽉 찬 가운데 이병규(9번)에게 한방을 허용했다. 이 한방에 휘청거렸고, 뒤늦게 추격의 불씨를 당겼지만 삼성은 3-6으로 졌다.
1년 후에는 ‘개만두’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푸른 피의 에이스인 배영수가 두산 타선에 만루홈런 2방을 맞은 것. 1회 오재원에 이어 4회 김현수가 배영수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역대 개막전에서 한 팀에서 만루홈런 2개나 터진 건 처음이었다. 그 역사의 희생양이 된 삼성이었다. 그리고 경기도 4-9로 패했다. 개막전 2연패. 삼성
개막전 만루홈런, 삼성에겐 그리 달갑지 않은 기록이다. 그런 가운데 삼성은 올해도 개막전을 대구구장에서 갖는다. 4년 연속 개막전 만루홈런이라는 진기록이 쓰여질까. 또 만루홈런 때문에 눈물을 흘린다면, 삼성으로선 징글징글한 징크스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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