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NC를 제외한 프로야구 8개 구단이 2경기씩을 치렀다.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시즌이라는 걸 증명하듯, 결과는 1승 1패였다. 연승도 연패도 없었다. 치열한 접전 속에 각자 아쉬움과 만족감 속에 첫 개막 2연전을 마쳤다.
저마다 잘 된 게 있고, 또 안 된 게 있다. 그런 가운데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게 있는데 다름 아닌 ‘요통’이다. 어느 팀도 ‘철벽 불펜’을 자랑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이룬 삼성도 2%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 한화는 3월 31일 사직 롯데전에서 2-11로 역전패했다. 5명의 중간 계투를 내세웠지만 무려 10실점(8자책점)을 기록했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
한화의 불펜은 하루 만에 방화범으로 전락했다. 지난 30일 4명이 힘을 합쳐 3⅓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막으며 5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하루 뒤 홈런 2개 포함 안타 10개를 맞고서 무려 10실점(8자책점)을 했다.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9.82였다. 지난해와 싹 달라졌다는 평을 들었지만, 불펜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불만 질렀고, 믿을만한 소방수는 보이지 않았다.
불펜의 불안감은 한화만의 고민이 아니다. SK는 개막 2연전에 11명의 투수를 동원했다. 불펜 투입 인원은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았다. 효과적인 계투였다면 좋겠지만, 그렇지가 않았다. 7이닝 동안 안타 13개를 얻어맞았고 6실점을 했다. 피안타율도 높고 실점률도 높다.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7.71이다. 1경기라도 단단한 연투는 보이지 않았다.
외국인투수 쿼터 한 장을 마무리로 쓴 KIA도 다르지 않다. KIA는 29일 삼성과 개막전에서 서재응-박경태-어센시오로 이어지며 1점차 리드를 지켰다. 기록상으로는 3이닝 동안 피안타는 1개. 그러나 정타가 상당히 많았고, 선동열 감독도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 우려대로 하루 뒤 KIA는 2⅓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으로 실점을 내줬다. 이미 승부가 기운 시점이었다지만, 맥이 빠졌다.
지난해 세이브왕 손승락(넥센)은 첫 등판부터 패전의 멍에를 썼다. LG의 신정락, 정현욱도 체면을 구겼다. 류택현(LG)도 통산 9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지만 무실점의 깔끔한 피칭은 아니었다. 삼성도 믿었던 차우찬과 안지만이 찝찝한 뒷맛을 남겼다. 두산은 30일 경기에서 선발 노경은이 강판된 이후 불펜이 만루홈런 포함 엄청 두들겨 맞으며 8실
누구 하나 허리가 튼튼하지 못했다. 이제 2경기를 했지만, 그 2경기 만으로 문제를 진단할 수 있는 법이다. 저마다 허리 치료가 불가피하다. 어느 때보다 혼돈 양상이 전개될 올 시즌, 잡은 승리를 놓치지 않는 불펜 강화는 필수불가결 요소다. 일단 뚜껑을 여니 압도적이었던 ‘불펜 강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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