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1일엔 5년 만에 월요일 프로야구가 열렸다. 올해는 9월 아시안게임 때 프로야구 리그가 중단돼 고육지책으로 주말경기가 취소될 경우 월요일에 편성했다.
이를 놓고 말들이 많다. 감독을 비롯한 현장에선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휴식일이 없어질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선수들의 혹사와 경기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 3월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선 5년 만에 한화-롯데의 월요일 경기가 펼쳐졌다. 팬들은 월요일 밤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사진(사직)=김영구 기자 |
공신력 있는 조사가 보이지 않아 단언할 수 없지만 야구팬들은 월요일 경기를 원하고 있다. 야구는 ‘데일리 스포츠’다. 시즌 중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경기가 펼쳐지는 것이 야구의 매력이다. 미국과 일본의 예를 찾을 것도 없다.
야구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월요일 야구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프로야구가 없는 월요일엔 공허감을 느끼는 야구팬들이 많다. 이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월요일에 프로야구를 편성해 달라’고 진정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일부 감독 등 현장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서다.
월요일 야구를 반대하는 감독들은 “한국야구의 수준이 아직 낮아 미국이나 일본처럼 8연전, 10연전을 할 경우 경기력이 떨어져 팬들이 외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투수진의 층이 두텁지 않아 연전을 하면 대량득실점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연 감독들의 우려대로 월요일 경기가 눈에 띌 만큼 수준저하로 나타날까. 해보지 않았으니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할 뿐이다. 월요일 경기를 어떤 식으로 편성하느냐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많다.
간단한 방법은 월요일 경기를 각 구단이 돌아가며 매주 한 경기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월요일에 경기한 두 팀은 주중 한 경기를 치르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10개(2015년 기준) 구단이 공평하게 월요일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혹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팬들은 일주일 내내 프로야구를 즐길 수 있다. 프로야구 시즌엔 월요일 콘텐츠가 없어 재방, 삼방을 해야 하는 스포츠전문 케이블 방송은 즐거운 비명을 지를 것이다. KBO 입장에서도 월요일 경기만 따로 떼어내 방송국에 판매할 수 있다.
프로야구 최고령 사령탑인 김응용(73) 한화 감독은
KBO는 일부 구단이나 현장 지도자들의 입김에 휘둘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팬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 리그 운영에 반영하기 바란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