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지난 2일 전북과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ACL 조별예선 4차전은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경기 중 근육경련을 호소하는 이들이 속출했고 종료휘슬이 울리자 대부분이 필드 위로 드러누웠다. 가진 힘을 모두 소진했다는 뜻이다.
경기가 끝난 뒤 김남일은 “이건 축구가 아니었다”는 말로 정신력과 투쟁심이 합쳐진 거친 승리였음을 고백했다. 최강희 감독도 “광저우에는 비싼 몸값의 선수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놀라운 정신력과 집중력은 우리 선수들이 한수 위였다”는 말로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관용적 표현인 ‘전쟁’이 아니었다. 진짜로 양말이 피로 물들고 근육이 파열되는 전쟁이었다.
↑ 전북과 광저우의 경기는 축구가 아닌 전쟁이었다. 이동국의 양말은 피로 물들었다. 귀중한 승리와 바꾼 핏빛 전리품이었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
이동국이 축구화는 마치 송곳으로 찌른 것처럼 구멍이 나 있었고 그 질긴 가죽을 통과해 발에 상처까지 냈다. 통증은 상상키도 어렵다. 양말이 피로 물들었으나 이동국은 참고 뛰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남일은 “아마 동국이가 많이 아팠을 것이다. 그런데도 아무 말 없이 뛰더라”라는 말로 투혼을 설명했다.
손실은 또 있다. 광저우전에서 부상으로 교체아웃된 이재명은 진단 결과 오른쪽 발목 외측인대 부분 파열로 밝혀졌다. 치료 자체에만 2~3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 구단 측은 “이재명 역시 상대 선수에게 밟혔
광저우전 승리로 벌써 두 선수를 잃었다. 10명이 싸우면서도 1-0으로 승리를 거둔 선수들의 투혼 속에 팀을 위해 고통을 참아냈던 이동국과 이재명의 값진 상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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