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에 복덩이가 들어왔다. 새 외국인 타자 조쉬벨(29)이 LG 팬들은 물론 코칭스태프마저 설레게 하고 있다. 입는 옷마다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카멜레온 효과다.
조쉬벨은 뚜껑이 열린 2014 프로야구 개막 5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개인 성적은 단연 으뜸이다. 5경기 25타석에 들어선 조쉬벨은 20타수 9안타 4홈런 8타점 7득점 4사사구 타율 4할5푼을 기록했다. 홈런과 안타, 타점, 득점 부문 공동 1위에 올라섰고, 타율은 6위권이다. 멀티히트는 3회, OPS는 무려 1.570에 달한다.
↑ 지난 3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 말 무사에서 LG 조쉬벨이 SK 선발 채병용을 상대로 1점 홈런을 친 후 세레머니를 하며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조쉬벨은 전형적인 거포형 타자가 아니다. 중‧장거리 멀티형 타자. 그래서 실망감이 컸다. LG는 지난 시즌 거포의 한 방이 아쉬웠던 팀이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한 명도 없었고, 팀 홈런도 59개로 9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렀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한 방으로 전세를 뒤집을 거포를 기다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조쉬벨은 기대 이상의 타격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특히 4개의 홈런이 모두 잠실구장에서 나왔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여기에 뛰어난 선구안과 팀 타격 능력까지 더해져 LG로서는 최고의 4번 타자를 얻었다. 말 그대로 금상첨화다.
조쉬벨은 이미 훈련 자세에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은 선수다. 팀 적응도는 물론 배우는 자세도 좋다. LG의 베테랑 타자들의 장점과 코치진의 지도를 온 몸으로 흡수하려는 노력이 대단하다. 신경식 타격코치가 당장의 깜짝 성적보다 흡족하게 조쉬벨을 바라보고 있는 이유다.
조쉬벨의 또 다른 색은 수비력이다. 불안했던 LG의 3루 수비를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편안하게 소화할 정도로 안정감이 돋보인다.
조쉬벨의 합류 덕에 1루수로 옮긴 정성훈도 맞는 옷을 찾았다. 정성훈은 5경기 타율 5할(18타수 9안타)을 찍으며 2홈런 8타점 7득점 5사사구 OPS 1.553을 기록하며 조쉬벨과 함께 나란히 중심타선을 이끌고 있다.
타격보다 수비, 홈런보다 중‧장거리 타격의 장점이 눈에 띄었던 조쉬벨이 남은 시즌 또 어떤 카멜레온 효과를 보일지 궁금하다. 지난 3일 잠실 SK전 1회말 한 차례 나온 본헤드 플레이에도 김기태 감독이 마냥 미소를 보낼 수밖에 없는 설레는 조쉬벨이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