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지난 2일 광저우전에서 레오나르도의 결승골이 터지던 순간, 전북의 미드필더 정혁은 홀로 라커룸에서 펄쩍펄쩍 뛰었다고 한다. 레오나르도의 골이 들어가기 10분 전, 정혁은 두 번째 경고카드를 받고 필드 밖으로 나가야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누구보다 잘 뛰었던 정혁의 퇴장은 전북 입장에서 엄청난 손실이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퇴장 당하는 정혁을 향해 박수를 보냈고, 경기가 끝난 뒤 김남일은 “혁이가 퇴장 당할 줄 알았다”는 말로 웃었다. 어떤 역할을 했었고 무엇을 하다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다 아는 까닭이다.
↑ 전북의 미드필더 정혁은 그야말로 알토란같은 플레이어다. 올 시즌이 끝나면 군에 입대해야하는 정혁은 ‘간절하고 절실하다’는 말로 각오를 전했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
정말로 아찔한 롤러코스터를 탔던 정혁이다. 정혁도 전북도 큰 경험을 했다. 정혁이 빠진 전북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ACL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를 잡아내면서 최근 주춤했던 분위기를 한 번에 씻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정혁은, 그의 표현대로 돈으로 살 수 없는 큰 경험을 했다.
정혁은 화려한 전북 스쿼드의 알토란이라 설명할 수 있는 선수다. 김남일 최보경 등 시즌을 앞두고 수준급 중앙미드필더들이 영입됐으나 ‘박힌 돌’ 정혁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스스로는 “감독님이 좋게 봐주신 것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겸손해했으나 ‘1강’으로 평가받는 전북에서도 정혁이라는 플레이어의 비중은 상당하다.
정혁은 “정말로 우승에 대한 바람이 간절하다. 지난해 우리는 타이틀을 따내지 못했다. 형들은 마음을 비워야한다고 말해주지만, 그게 쉽지 않다”라고 웃으며 “우리의 경쟁상대는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북이 우승후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부담을 극복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전북의 라이벌은 전북이다. 그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는 말로 다부진 뜻을 피력했다.
생김부터 플레이까지 차돌처럼 단단한 정혁이 더 단단한 각오를 다지는 것은, 올 시즌이 끝나면 군에 입대해야하는 까닭이다. 정혁은 시즌이 끝난 뒤 전북을 떠나 경찰축구단에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예정이다. 그는 “정말 절실하다는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군에 가기 전에 전북 팬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을 생각”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정혁은 “기본적으로 일정이 빡빡해서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지만, 정말 딴 짓할 생각 없이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욕심은 아무 것도 없다.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 동료들에게 필요한 플레이, 전북 팬들에게 기억이 될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올 시즌은 너무도 간절하다”면서 웃음을 보였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웃음을 보이면서 말했으나 그의 입을 떠난 ‘간절’과 ‘절실’의 강도는 충분히 전해졌다. 정혁은 ‘기억되고 싶은 선수’가 꿈이라고 했다. 궁극적으로는 기억에 남는 선수라는 것도 큰 포부이기는 하지만 겸손이 포함된 각오였다. 평가절하 됐을 뿐, 단순히 ‘인상적인 선수’에 그칠 재능이 아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올 시즌 가장 기대되는 선수는 정혁”이라는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