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서민교 기자] 혼돈이다. 아직은 이른 시점이지만, 2014 프로야구 예측은 불가다. 김시진(56)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 류중일(51) 삼성 라이온즈 감독도 올 시즌 판도를 쉽게 내다보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개막한 프로야구는 팀당 4~7경기를 치렀다. 초반 분위기는 예상과 많이 다르다. 롯데 SK NC가 선두권을 형성했고, LG 삼성 두산이 4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 2일에는 9개 구단이 모두 공동 1위를 차지하는 보기 드문 순위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예상하기 힘든 시즌이다.
↑ 김시진 롯데 감독과 류중일 삼성 감독이 나란히 더그아웃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MK스포츠 DB |
김 감독은 “올해는 정말 모르겠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오래 갈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타자보다 투수가 강한 것이 일반적이다. 확실히 외국인 타자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외국인 타자가 합류하면서 앞뒤 타순에도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다. 투수들이 고생을 한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류 감독도 김 감독과 같은 생각을 내비쳤다. 류 감독은 “한 번씩은 다 붙어봐야 알겠지만, 약한 팀들이 그렇게 안 보인다”며 “외국인 타자들이 다 잘 쳐서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 타자가 예년에 비해 잘하는 것 같다. 치는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그런 건지, 우리 투수들의 구위가 좋지 않은 건지 둘 중의 하나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삼성 베테랑 투수 배영수도 “솔직히 예전엔 허당 외국인 타자도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선구안과 파워를 모두 갖춘 것 같다”며 “잽만 맞다가 어퍼컷이 들어오는 격이다. 투수 입장에선 짜증나는 일”이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두 감독의 말처럼 외국인 타자 효과는 확실하다. 조쉬 벨(LG)과 브렛 필(KIA)이 각각 홈런 4개와 3개를 폭발시키는 등 5명의 외국인 타자들이 홈런을 신고했다. 4점차로 앞서더라도 한 방에 경기가 뒤집힐 수 있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안심을 할 수 없다. 보는 팬들은 재미를 더하지만, 투수와 감독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시즌이다.
전력 평준화를 깨기 위한 상위권 도약 카드는 뭘까. 김시진 감독은 불펜을 꺼내들었다. 김 감독은 “경기마다 난타전이 나오고 있어서 투수가 강한 팀이 유리하다. 특히 중간 허리 싸움이 중요해졌다”며 “아직까진 팀마다 비슷해 확 튀어 나가는 팀
류중일 감독은 4강 안정권 승수도 예상했다. 류 감독이 예상한 승수는 자신의 등번호. 지난해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1위 성적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올해는 75승이면 확실히 안정권에 들어간다고 본다”며 “지금은 어차피 시즌 초반이다. 살아남을 팀은 결국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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