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히메네스! 히메네스! 오오오오~’
지난 10일 늦은 밤. 부산 사직구장에 한 동안 울려 퍼진 응원가다. 입에 착 달라붙는 이 응원가의 주인공은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32). 히메네스는 한국프로야구 외국인 타자 역사상 가장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뒤늦은 합류에 첫 안타를 연장 끝내기 3점 홈런으로 장식했다.
↑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한국프로야구 데뷔전에서 역대 외국인 타자 최초로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MK스포츠 DB |
올 시즌 개막 이후 히메네스는 보이지 않았다. 과감한 투자로 모셔왔는데 애간장을 태웠다. 스프링캠프 때 부진이 과욕을 불렀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2군에 머물렀다. 히메네스의 2군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통증이 사라졌는데도 1군에 바로 합류하지 못한 이유였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히메네스 부상도 다 내 복이지”라며 안타까워했다.
히메네스는 10일 사직 LG 트윈스전에 4번 지명타자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처음 4타석에서는 볼넷 1개에 3타수 무안타로 그쳤다. 첫 타석도 삼진이었다. 그러나 1-1인 10회말 1사 1, 2루 찬스에서 정찬헌을 상대로 한 방에 끝냈다. 우월 끝내기 스리런포. 외국인 타자 최초의 데뷔전 끝내기 홈런의 순간이었다.
히메네스는 쇼맨십도 화끈했다. 3루 베이스를 돈 뒤 헬멧을 하늘 높이 집어던졌고, 홈플레이트를 확실하게 밟는 세리머니로 몰려든 동료들의 축하 세례를 받았다. 사직구장에 히메네스 응원가가 목이 쉬어라 울려 퍼질 수밖에 없었던 극적인 데뷔전이었다.
이날 기대를 모았던 ‘손석히(손아섭-최준석-히메네스) 트리오’는 가동되지 않았다. 그러나 1사 2루서 3번 손아섭을 고의4구로 거르며 베이스를 채운 뒤 터진 히메네스의 홈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롯데 중심타선이 피해가기 힘든 거포군단으로 구색을 갖추기 시작한 경고의 메시지였다.
히메네스가 데뷔전서 보여준 선구안도 추가점을 줄만 했다. 4회 L
이날 히메네스의 응원가를 등 뒤로 김시진 감독도 모처럼 선수들과 한 데 어울려 그라운드에서 해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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