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스코어 20-8. 롯데가 잘한 것일까. 아니면 KIA가 못한 것일까. 초반부터 타격전 양상으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던 경기는 너무 빨리 흥미가 뚝 떨어졌다.
3회초 초반까진 괜찮았다. 롯데가 1회 선취점을 뽑자, KIA는 2회 곧바로 2점을 따 승부를 뒤집었다. 롯데가 다시 반격에 나서면서 3회 무사 만루에서 박종윤의 2타점 적시타로 3-2 재역전에 성공했다.
쉐인 유먼(롯데)과 송은범(KIA)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KIA와 롯데는 상대 선발투수를 두들기며 ‘황금찬스’를 만들었다. 마치 하늘에서 선물이 쏟아지듯 점수가 우수수 떨어졌다. 1,2점차는 안심할 수 없게 만드는, 그리고 저마다 리드해도 안심이 안 되는 긴박감이 있었다.
그러나 3회초 2사 2루에서 송은범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경기의 맥은 풀렸다. 3회초 시작과 함께 3연속 볼넷을 허용하던 송은범은 강민호를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듯 했다. 하지만 황재균의 내야안타가 불길했다. 김문호을 걸어서 내보내 다시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문규현에게 적시타를 맞고서 고개를 숙였다.
↑ 송은범은 3회도 버티지 못했다. 송은범이 조기 강판한 가운데 KIA는 3회에만 7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사진=MK스포츠 DB |
제 아무리 KIA 타선이 힘을 내고 있다지만 7실점에 따른 6점차 역전은 타격이 컸다. 7번의 공격 기회가 남았지만 의지가 많이 꺾였다. 그 사이 롯데는 4회, 5회, 6회까지 매 이닝 득점을 올렸다. 장타가 펑펑 터져 나왔다.
롯데 타선이 제대로 불이 붙은 면도 있으나 KIA 불펜의 소화 능력도 떨어졌다. 냉정히 말해, 달궈진 롯데 타선을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KIA 불펜이 던진 공은 밋밋했다. 묵직한 맛도 없었다. 롯데 타선의 배트에 닿기만 하면 쭉쭉 날아갔다. 주중 넥센과 3연전에서 제대로 불을 질렀는데, 그 ‘나쁜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KIA 타선도 다르지 않았다. 힘이 빠진 KIA 타선은 응집력도 부족했다. 4회 무사 1,2루-5회 1사 3루-6회 1사 2루 등 찬스는 만들었으나 1득점에 그쳤다. 롯데가 연속 안타로 대량 득점을
롯데는 주중 LG와 3연전에서 결정타 부족에 시달렸는데, KIA와 시즌 첫 대결에서 그 문제점을 고쳤다. 롯데가 잘하기도 했지만 KIA가 못한 부분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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