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류현진(LA 다저스)의 천적이었다. 애리조나의 1~3번 타순의 A.J.폴락과 아론 힐, 폴 골드슈미트는 류현진을 상대로 매우 강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난 지난해까지다. 천적 관계는 뒤바뀌었다. 애리조나가 류현진의 천적이 아닌 류현진이 애리조나의 천적이 됐다.
다저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원정경기에서 6-0으로 이겼다. 7승 4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다. 그리고 애리조나와 세 차례 겨뤄 모두 승리했다. 그 3번 가운데 2번, 승리로 이끈 게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 무실점으로 애리조나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면서 시즌 2승을 거뒀다. 내용도 매우 좋았다. 24타자를 상대로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을 기록했다. 완벽했다. 시즌 첫 승의 제물도 애리조나였다. 지난달 23일 호주 시드니에서 가진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 류현진은 지난해 애리조나전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4.65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2승 평균자책점 0으로 매우 강했다. 사진(美 피닉스)=조미예 특파원 |
특히, 피안타가 많았다. 지난해 9월 17일 경기(8이닝 2피안타)를 제외한 다른 4경기에서 34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탈삼진도 많지 않았다. 시즌 2승째를 거뒀던 지난해 4월 14일 경기에서 탈삼진 9개를 잡았으나 이후 4경기에서 10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승률도 딱히 좋지 않았다. 류현진이 등판한 애리조나전에서 다저스는 2승 3패로 5할 승률이 안 됐다.
류현진만 만나면 안타를 때리고 또 때렸던 애리조나지만 1년 만에 상황은 역전됐다. 류현진은 올해 애리조나전 2경기에서 42명의 타자를 상대해 피안타가 4개에 불과했다. 피안타율이 9푼5리로 1할도 안 된다. 류현진을 괴롭혔던 폴락, 힐, 골드슈미트도 15타수 1안타 1볼넷으로 고개를 숙였다. ‘천적 3총사’라는 간판도 이제 내려놓아야 할 듯.
피안타는 줄고 탈삼진은 늘었다. 13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닝당 평균 1개(1.08개)를 넘는다. 지난해의 0.61개에 비해 크게 늘었다.
2번 등판해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승률 100%다. 그리고 평균자책점도 ‘0’다. 모든 게 뒤바뀌었다. 더 이상 류현진의 천적이 아니다. 류현진이 애리조나의 천적이다.
※류현진의 통산 애리조나전 등판 기록
2013년
4월 14일 | 6이닝 6피안타 1볼넷 9탈삼진 3실점 | 시즌 2승
6월 13일 | 6이닝 1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
7월 11일 | 5이닝 7
9월 11일 | 6이닝 10피안타 1탈삼진 3실점 | 시즌 6패
9월 17일 | 8이닝 2피안타 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 | 시즌 7패
2014년
3월 23일 | 5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 시즌 1승
4월 12일 | 7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 시즌 2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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