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오늘은 숙연하게 하겠습니다.”
김기태(45) LG 트윈스 감독이 17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극히 말을 아꼈다. 침통한 분위기마저 흘렀다. 더그아웃에서 만난 김 감독은 “꼭 궁금한 것이 없다면 질문은 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정중하게 취재진의 질문을 사양했다.
↑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앞서 진도 세월호 여객선 침몰과 관련해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이날 김 감독이 말을 아낀 이유는 성적 때문이 아니다.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애도의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서였다.
김 감독은 “어제 경기를 하기 전에 여객선 침몰 소식을 듣고 경기 후 대형 사고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고등학생들의 문자를 주고받은 내용의 뉴스를 보고 눈물이 나오려고 하더라. 다 우리 아들 또래”라고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김 감독의 아내와 중‧고등학생인 두 아들은 현재 미국에 있다. 김 감독은 자정이 다 돼서 아내에게 전화를 한 뒤 첫째 아들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달랬다.
이어 김 감독은 “오늘은 숙연하게 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더그아웃을 빠져나갔다.
국내 스포츠계도 예정됐던 행사를 취소하는 등 사회적인 애도 분위기에 동참했다. 한국야구위
이날 넥센과 LG의 경기에 앞서 진행된 훈련시간에도 평소 나오던 음악이나 노래 없이 숙연한 가운데 훈련을 가졌다. 경기 중에도 앰프 응원이나 치어리더 응원, 단상 위 응원단장의 응원도 자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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