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전북현대와 울산현대 그리고 FC서울 등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K리그 클래식 강호들이 위험천만한 정규리그 9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고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ACL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조별예선 6라운드(22, 23일)를 생각하면 주전들을 충전시키는 것이 맞지만 당장 19일과 20일 펼쳐지는 K리그 클래식 9라운드를 생각하면 결정이 쉽지 않다. 현재 그들의 위치를 감안할 때 쉬어가는 페이지로 삼을 수 없는 처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진퇴양란이다.
↑ 전북현대와 울산현대 그리고 FC서울 등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강호들이 위험천만한 정규리그 9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전북과 울산은 포항처럼 여유롭게 주말 일정을 맞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열린 ACL 5차전에서 각각 요코하마(전북/1-2패)와 웨스턴시드니(0-2패)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16강 진출을 확정짓지 못했다. 서울은 다소 상황이 다르다. 조 최하위로 탈락 위기에 있던 서울은 16일 센트럴코스트 원정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전북이든 울산이든 서울이든, 조별예선 6차전까지 살 떨리는 승부를 펼쳐야한다는 조건은 다르지 않다.
지금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ACL 6차전에 포커스를 맞추는 게 맞다. 그러나 주말 K리그 클래식이 큰 또 고민이다. 울산과 전북은 19일 수원과 전남을 상대해야하고 서울은 20일 포항과 맞붙는다. 하필 만나도 이렇게 만났다.
공교롭게도 포항 수원 전남은 현재 K리그 클래식 1~3위 팀들이다. 기본적으로 강호이고 최근 페이스도 좋다. 전북과 울산은 상위권 진입을 위해 전남과 수원을 잡아야한다. 잡아내면 곧바로 순위를 바꿀 수가 있다. 중요한 경기다. 서울은 처지가 더 딱하다. 8라운드까지 겨우 1승만을 신고하면서 11위까지 추락한 서울은 상대가 누구든 이겨야하는 상황이다. 요컨대 세 팀 공히 ‘하필 이때’라는 말이 절로 나올 때 피하고 싶은 상대들을 만난 셈이다.
울산은 ACL과 정규리그를 통틀어 최근 5경기에서 1무4패다. 선두를 달리던 정규리그는 5위까지 떨어졌고 4라운드에서 16강을 확정지을 수도 있다던 ACL에서도 벼랑 끝에 몰렸다. 전북도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ACL 4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를 1-0으로 꺾을 때만해도 신바람을 낼 것이라 기대했으나 페이스가 주춤해졌다. ‘1강’이라던 K리그에서도 승무패를 반복하는 더딘 걸음이다.
무엇보다 괴로운 것은 FC서울이다. ACL에서 기사회생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마지막 라운드가 강호 베이징 궈안이다. K리그 클래식은 더더욱 한숨이 나오는 실정이다. 1승3무4패라는 결과는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그리고 ACL 조별예선 6차전까지, 이어지는 2연전이 전북 울산 서울의 올 시즌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가진 힘으로는 ‘용’으로 평가되는 팀들이지만 지금 상황은 위험천만이다. 물러서기도 괴롭고 뛰어 넘기도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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