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전북현대가 22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멜버른 빅토리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6강 진출이 결정되는 중요한 한판이다.
5차전까지도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짓지 못했다. 2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으나 의미가 크지는 않다. 전북이 속한 G조 4팀은 모두 2승1무2패 승점 7점으로 동률이고 골득실로 순위만 나눴을 뿐이다. 혼전이다. 지난 2일 광저우와의 ‘혈투’에서 1-0으로 승리하면서 손쉽게 조별예선을 통과하는 듯했으나 15일 요코하마 원정에서 1-2로 역전패하면서 꼬인 전북이다.
↑ 멜버른과의 조별예선 6차전은 ACL 16강 티켓이 걸린 중요한 경기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도 승리해야한다. 사진= MK스포츠 DB |
혹시나 모를 방심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의도도 있다. 더해 팬들에게 진 빚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무조건 승리’를 외치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홈팬들과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최강희 감독이다.
2014년 전북의 목표는 확실하고 뚜렷하다. 지난 2년간 무관의 설움을 떨치고 과거의 영예를 되찾는 것이다. 최강희 감독은 시즌을 앞둔 출정식에서 “당연히 모든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한다. 2011년 이후 전북은 타이틀이 없다. 올해는 분명히 2관왕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난 2년간 팬들에게 미안했던 것을 보상해야한다”는 말로 강한 의지를 전했다.
성적만 보는 것도 아니다. 최 감독은 “전북의 잃어버린 색깔도 되찾아야한다”는 뜻을 전했다. ‘닥공’으로 대변되는 화끈한 공격축구를 펼치면서 열매를 따내겠다는 각오다. 특히 전주성 안방에서는 “90분 동안 공격만 하는 경기를 해보고 싶다”는 발언까지 전했다. 어느 정도 과한 포부지만 “다른 것을 다 떠나 홈팬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갚을 길이 없다”는 말에서는 진심이 느껴진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진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2014년 첫 단추였던 2월26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와의 ACL 1차전과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이었던 3월8일 부산전에서 모두 3-0 스코어가 나왔을 때 전주성은 더없이 뜨거웠다. 하지만 이후 살인적인 일정 속에서 현실과 이상은 조금씩 멀어져갔다.
홈에서 승률이 나쁜 것은 아니다. 아니, 좋다. 부산전을 포함, 전북은 정규리그 3승1패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ACL에서는 요코하마와 광저우를 모두 꺾었다. 하지만 속 내용까지 살펴보면 다소 아쉽다. 부산전 승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2승은 성남과 울산에게 어렵사리 거둔 1-0 신승이다. 3월26일 포항전 완패(1-3)는 꽤 아프다. 최강희 감독은 누구보다 씁쓸하다.
최 감독은 지난 4월12일, 당시 리그 선두이던 울산을 홈에서 꺾은 뒤 “이겼으나 팬들에게는 미안하다.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해야 하는데 체력이 떨어지면서 경기력도 떨어지는 것 같다”는 말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겼으나 면목이 없다는 모순된 소감인데, 그만큼 홈팬들
“홈에서는 운동장에서 쓰러지더라도 이겨야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전한 바 있다. 그 각오가 자꾸 거짓말처럼 들리지 않기 위해, 멜버른전에서는 ‘합당한 승리’가 필요한 최강희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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