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은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개최국이다. 2015년 뉴질랜드 대회 무대를 밟을 경우, 8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기염을 토한다. 일본의 아시아 최다인 7회 연속 본선 진출 기록(1995년~2007년)을 경신한다.
그런데 첫 관문부터 쉽지가 않다. 지난 24일 실시한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조 추첨 결과, 한국은 일본, 중국, 베트남과 함께 C조에 편성됐다.
↑ 한국은 6회 연속 FIFA U-20 월드컵에 진출했다. 2015년 대회도 나갈 경우, 2017년 대회를 개최국 자겪으로 자동 진출하는 터라 아시아 최초로 8회 연속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김상호 감독은 AFC와 가진 인터뷰에서 “U-20 월드컵 본선 진출도 중요하나, 우리의 목표는 AFC U-19 챔피언십 우승이다”라고 밝혔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1차 관문에서 일본, 중국을 넘어야 한다.
김상호 감독은 일본, 중국과 한 조에 속한 것에 꽤 놀랐다. 그리고 “모두 쉽지 않은 상대다”라며 ‘터프한’ 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소 부담스러운 조 편성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부담은 한국보다 일본, 중국이 더 클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을 피하고 싶었던 일본에겐 더욱 최악의 결과다.
1999년 FIFA U-20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했던 일본은 2000년대 중반까지 FIFA U-20 월드컵에서 아시아를 대표했다. 총 8번의 대회에 참가해 준우승 1회, 8회 3회, 16강 2회를 기록했다. 눈부신 성과다.
하지만 이제 옛일이 됐다. 2007년 대회를 끝으로 아시아지역 예선도 통과하지 못했다. AFC U-19 챔피언십에서 3회 연속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 가운데 2번 일본을 울린 게 한국이었다.
한국은 2008년과 2010년 AFC U-19 챔피언십 8강에서 일본을 3-0과 3-2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FIFA U-20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과 함께 ‘라이벌’ 일본을 탈락시켰기에 환희는 2배 이상이었다. 당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승장구했던 일본으로선 한국이 ‘저승사자’와 같았다.
일본은 2012년 대회에서도 자칫 한국을 만날 뻔 했다. A조 2위에 그치며 8강에서 B조 2위의 한국을 피했으나 B조 1위 이라크에게 덜미를 잡혔다.
세계무대로 진출에 대한 염원은 한국보다 일본이 더 클지 모른다. 그들은 오랫동안 단절됐다. 8년 만에 꿈을 꾸는데 하필 한국을 만났다. 그것도 너무 빨리 만났다. 일본으로선 한국에게 또 패할 경우,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할 수 있다.
일본은 AFC U-19 챔피언십에서 1992년 이후 단 한 번도 8강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한 적이 없다. 그러나 한국과 너무 이른 만남이 불길하고 또한 불안하기만 하다.
한국은 21세기 들어 AFC U-19 챔피언십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올린 ‘최강팀’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는다. 일본으로선 앞의 2경기에서 승점을 최대한 쌓지 못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할지 모른다. 한국도 매한가지지만, 그 부담은 일본이 더욱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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