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최근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수원이 자랑하는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이 물올랐다. 지난 19일 울산과의 경기에서 올린 2개의 도움을 비롯해 4경기 동안 2골3도움을 기록하면서 수원의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수원이 최근 3승2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배경에 염기훈의 맹활약이 있었다.
자연스레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의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도 염기훈의 왼발이 승부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염기훈이 뜨면 수원이 날았다. 수원은 염기훈을 띄워야하고, 서울은 염기훈을 막아야한다.
↑ 서울이라는 더 없이 좋은 발판을 딛고 상승세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중요한 길목에서 수원팬들은 염기훈의 왼발을 주목하고 있다. 사진= 스포츠공감 제공 |
상대전적에서도 자신감이 넘친다. 적어도 ‘빅버드’에서는 서울을 완벽히 제압하고 있는 수원이다.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슈퍼매치 결과는 7승1무, 수원의 압도적인 우세다. 지난해를 제외하고 서울이 한동안 ‘수원 징크스’에 시달렸던 이유는 원정에서 워낙 실력발휘를 못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정황상 간절한 쪽은 서울이다. 1승3무5패 승점 6점으로 12개 팀 중 11위라는 처참한 성적에 그치고 있다. 9경기를 8실점으로 틀어막은 수비력은 그런대로 무난한 편이지만 불과 5골을 뽑아낸 것에 그친 공격력은 최용수 감독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지난 23일 베이징 궈안과의 ACL에서 2-1 승리를 거두면서 반전에 성공했으나 그 흐름을 정규리그까지 이어가지 못하면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현재 최하위 인천과는 불과 승점 2점차다.
서울은 절박하다. 하지만 수원 입장에서도 결코 놓칠 수 없는 승부다. 서울전 결과에 따라 시즌 초반 갈림길이 결정될 수 있다. 승리한다면 선두그룹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으나 자칫 패하면 중위권에서 불안하게 눈치싸움을 펼쳐야한다.
현재 1위는 26일 경남을 상대로 4-1 대승을 거둔 전북으로 승점 20점 고지를 밟았다. 2위는 27일 인천을 상대하는 포항으로 19점이다. 포항이 인천을 꺾으면 선두는 또 바뀐다. 여기에 제주(19점)와 전남(17점)이 3, 4위를 달리고 있고 그 뒤로 15점의 수원과 14점의 울산이 쫓고 있다. 울산 역시 27일 상주와 10라운드를 치른다.
결국 수원 입장에서 3점을 더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큰 고비다. 승점 18점이 되면 전북 포항 제주 등과 선두그룹을 형성할 수 있다. 하지만 15점에서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채 10라운드를 마친다면 중위그룹에서 발이 묶이게 된다.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시즌임을 감안할 때 상하위그룹 커트라인(7위)에서 가급적 멀리 떨어지는 게 좋다. 슈퍼매치는 그 중요한 분수령이다.
이 고비를 넘길 수 있느냐의 여부가 염기훈의 왼발에 달렸다 해도 과언 아니다. 현재 수원 공격진에서 가장 컨디션이
명가 재건의 기치를 내걸고 올 시즌 절치부심하고 있는 수원의 질주가 더 지속될 수 있을지, 서울이라는 더 없이 좋은 발판을 딛고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중요한 길목에서 수원팬들은 염기훈의 왼발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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