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임성일 기자] 그래도 슈퍼매치는 슈퍼매치였다. 수원은 리그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서울은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던 순위표상의 조건은 달랐으나 그래도 슈퍼매치는 슈퍼매치였다. 국가적인 슬픔으로 인해 역대 슈퍼매치 사상 관중석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달랐으나 그래도 필드 위에서는 치열한 플레이가 펼쳐졌다. 예전과는 위상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슈퍼매치는 슈퍼매치였다.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이라 부를 수 있는 수원과 서울, 서울과 수원의 2014년 첫 슈퍼매치가 2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승자는 원정팀 서울이었다. 후반 32분 에스쿠데로의 결승골이 희비를 갈랐다. 결과에 따른 승자와 패자는 나눠졌다. 하지만 공히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역시 슈퍼매치’라 부를 수 있는 명승부였다.
↑ 예전과는 위상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슈퍼매치는 슈퍼매치였다. 축구의 매력은 비단 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2014년 첫 번째 슈퍼매치가 보여줬다. 사진(수원)= 한희재 기자 |
경기를 앞두고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비중이 작은 경기라는 것이 있을 수는 없으나 그래도 이런 큰 경기는 무엇보다 냉정함이 중요하다. 높은 집중력 속에서 얼마나 경기를 즐길 수 있느냐의 여부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최 감독의 말처럼 두 팀 선수들은 시종일관 첨예하게 대립했다. 기세는 팽팽했고 공수 비율이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도 않았다.
수원도 서울도, 정확한 플레이에 집중했다. 대부분 패스를 통해 상대 진영으로 전진해 나갔다. 롱패스에 의한 선이 굵은 축구보다는 잘게 썰어 들어가는 방식을 지향했다. 중앙과 측면을 적절하게 분배해 운동장을 넓게 쓰는 것도 유사했다. 수원은 홍철을 활용한 왼쪽을, 서울 역시 김치우의 왼발을 많이 활용했다. 측면 풀백들의 공격 가담 스타일도 비슷했다는 뜻이다.
패스가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패스 미스도 많았다. 공격 전개 쪽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도 있는 대목이지만, 그보다는 수비 쪽을 칭찬하는 게 바른 해석에 가깝다. 공을 잡고 있는 사람 쪽으로 순식간에 2~3명이 에워싸던 협력수비, 공 소유자가 압박에 갇혔을 때 패스길목을 미리 차단했던 수비적인 움직임이 좋았다. 양쪽 모두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빛난 것이 두 팀의 ‘태클’이다.
전체적으로 세월호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수원 팬들도 서울 팬들도 응원을 자제했다. 음향 사용은 전혀 없었다. 박수로 독려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야말로 ‘절로’ 탄성이 나오던 때가 적잖았는데 대부분 선수들의 태클 장면에서 그랬다. 과격한 플레이에 대한 항의표출이 아니라 그야말로 ‘감탄’이었다.
충돌이 잦았다. 몸과 몸 그리고 공이 충돌하는 소리가 상대적으로 고요했던 경기장에 둔탁하게 들리는 일이 적잖았다. 하지만 선수들은 쓰러진 뒤 금세 일어서 플레이에 집중했다. 거칠었으나 축구라는 스포츠의 ‘원초적 매력’ 속에서의 거침이었다는 것을 선수들과 팬들이 모두 공감하고 즐겼던 경기다.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모인 3만 명 가까운 팬들은 축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