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타고투저의 프로야구 4월이었다. 프로야구의 첫 한 달이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 기록을 살펴보면 타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동시에 타자들을 억제할 수 있었던 팀들이 결국 상위권에 올라 있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타자와 투수의 맞물리는 관계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야구는 투수놀음이다’라는 말이 다시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 넥센은 압도적인 화력과 구원진의 역투를 바탕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해 최종 팀평균자책점 1위 LG가 3.72, 2위 롯데(3.93), 3위 NC(3.96), 4위 삼성(3.98)까지 4위권 이내 팀들이 모두 3점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올 시즌 첫 한 달이 얼마나 타고투저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외국인 타자들이 다시 한국야구로 유입되면서 예상했던 결과지만, 이를 훨씬 뛰어넘는 내용이다.
득점력의 우열도 정규시즌 순위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득점 1위인 SK가 3위에 올라있는 것을 비롯해 다음 순서대로 득점을 많이 올린 넥센(1위), NC(2위), 롯데(공동 5위), 두산(4위), 삼성(공동 5위)이 모두 상위권과 중위권을 형성, 득점력과 연관된 순위표를 받아들고 있다.
반대로 득점력 하위 3팀인 LG(9위), 한화(8위), KIA(7위)는 정규시즌 순위에서도 나란히 하위권에 있다.
그럼에도 투수력의 중요성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는 것은 결국 역설적으로 이런 타자들을 제압하는 이가 마운드에 선 투수들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타격은 기복이 있기 때문에 결국 투수력이 강한 팀이 긴 장기 레이스를 제압한다는 것은 사실 말해봐야 입만 아픈 야구계의 진리다.
올 4월 역시 평균자책점 부문 4걸 팀들은 롯데(공동5위)를 제외하고 모두 상위권에 올라 있다.
최근 투수력이 완연하게 회복세에 접어든 삼성이 연승가도를 달렸던 것이나, NC가 지난해 돌풍의 기세를 올해 태풍으로 잇고 있는 점은 탄탄한 타선의 공이 매우 크지만 결국 투수력이 밑받침이 됐기에 가능했다.
물론 예외인 팀도 있다. 넥센은 팀 평균자책점 부문 6위지만 정규시즌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득점 2위, 홈런 1위, OPS(출루율+장타율) 1위의 압도적인 타선의 힘이다. 특히 7번의 역전승을 거두며 ‘역전의 명수’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데, 이는 평균자책점 부문 2위, 홀드 1위, 세이브 1위에 올라있는 구원진의 힘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다. 결국 완전한 타격의 팀은 없다는 방증이다.
투수력과 공격력의 우열을 논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럼에도, 결국 투수력이 다시 중요해지는 것은 공격만큼 수비가 중요하기 때문. 긴 시간을 두고
늘 그래왔듯, 마운드를 지배하는 팀이 결국 높은 순위표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점을 4월의 순위가 증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올해의 양상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수 있다. 올해도 야구는 투수놀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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