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SK와이번스-KIA 타이거즈의 30일 정규시즌 경기서 관중이 난입해 박근영 1루심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오심이 사건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지만 엇나간 팬심은 방향을 잘못 잡아도 한참 잘못 잡았다. 성숙한 팬 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는 현재 시대를 역행하는 어긋난 팬심의 결과는 현행 폭행범으로 돌아올 뿐이다. 팬은 프로야구의 주인이지만 구시대적인 발상은 절대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수단이 될 수 없다.
30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SK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7회 초를 앞두고 관중이 난입해 박근영 1루심을 폭행하는 믿을 수 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SK의 공격이 시작되기 이전, 관중, 선수단, 경호요원의 주의가 분산된 시점을 틈타 1루 서프라이즈존의 그물망을 타고 30대 가량의 남성 관중이 경기장에 난입했다. 해당 관중은 팔로 박근영의 1루심의 목을 걸어 조르고 넘어뜨리는 등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주변의 심판들과 뒤늦게 들어온 경기장 안전요원, 백재호 SK 코치가 관중을 제압하기 전까지 박근영 1루심은 바닥을 구르며 봉변을 당했다.
챔피언스필드내에 100명 가량의 경호인원이 배치됐고, 지원을 나온 경찰들이 경기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해당 난입 관중을 사전에 제지하지 못했다. 폭행 사건을 저지른 관중은 올해 31세의 남성으로 KIA 관계자에 따르면 완전히 만취된 상태였다고 한다.
정확한 난입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폭행 대상이 박근영 1루심이었던 것으로 미뤄보면 판정에 불만을 가진 관중의 난입으로 보인다.
해당 사건에 앞서 6회 1사 만루에서 석연찮은 판정이 나왔다. KIA의 안치홍이 더블플레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유격수 김선빈의 토스를 받은 이후 1루로 연결했다. 2루로 향하던 선행 주자는 아웃됐지만 조동화는 세이프가 됐다.
그러면서 3루 주자 김성현이 홈으로 들어오면서 들어온 득점도 인정돼 KIA는 5-3, 2점차로 쫓기게 됐다. 그러나 TV 중계 화면에서는 김선빈의 송구가 먼저 이뤄진 것으로 나왔고, 선동열 KIA 타이거즈 감독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전날 경기서도 나광남 심판의 오심이 나오는 등, 잇따른 오심 판정에 불만을 품은 관중이 폭행 사건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KIA는 이틀 연속 오심의 피해자가 된 것을 비롯해 올 시즌 많은 판정 손해를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중의 난입과 폭행은 정당화 될 수 없는 부끄러운 행위다. 해당 관중은 경찰에 인계된 이후 처벌을 받게 될 전망이다.
시대를 역행하는 아쉬운 팬문화의 일그러진 모습이다. 취객들의 오물 투척이나 경기장 난입등은 성숙한 응원문화가 자리를 잡기 전인 과거에나 있었던 일들이다. 동시에 경기의 주체이자 구성원인 심판을 관중이 폭행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야구의 질서와 안전조차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비디오 판독을 확대한들, 시대를 역행하는 어긋난 팬심이 존재한다면 프로야구는 병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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