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마운드 부진, 심각한 포수난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LG 트윈스가 기사회생했다. 해결사는 이병규(9번)였다. 절체절명의 기회. 고참의 한 방이 팀을 구했다. 그 안에는 결승타 이상의 메시지가 있었다.
LG는 지난 30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서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4-1로 앞서던 8회말 내리 3점을 내줘 4-4 동점이 됐다. 경기가 뒤집힐 최악의 위기였다. LG는 전날(29일)에도 도루만 7개 허용한 뒤 9회초 2사 만루 찬스를 놓치며 NC전 4연패를 당했다. 또 한 번의 뼈아픈 역전패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 LG 트윈스 이병규가 조계현 감독대행과 주먹을 맞대며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두 베테랑의 맞대결은 숨 막혔다. 그러나 3B2S 풀카운트 7구째 마지막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이병규가 중견수 앞 결승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병규는 단 한 번의 찬스서 꼭 필요한 안타 하나로 팀을 살렸다. 이병규의 무서운 존재감이었다.
해결사로 돌아온 이병규의 부할은 의미가 크다. LG는 지난해 11년만의 가을야구 꿈을 이뤘다. 그 중심에는 이병규가 있었다. 노익장을 과시한 이병규는 타율 3할4푼8리로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신바람 LG를 이끌었다. 특히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해결사로 나서 팀 분위기를 살려냈다. ‘즐기는 야구’를 행동으로 실천했다.
그러나 올해는 정반대였다. 극심한 성적 부진과 김기태 감독의 자진 사퇴로 팀 분위기는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이병규도 부진했다. 타율 2할5푼9리로 3할에 크게 못 미쳤고, 득점권 타율도 2할4푼에 그쳤다.
팀 내에서도 이병규의 한 방을 기다렸다. 기록상으로는 1개의 결승타에 불과하지만, LG에서는 강렬한 임팩트를 갖고 있는 한 방이었다. 게다가 이병규는 지난해 한국프로야구 신기록이었던 10타석 연속 안타의 희생양이었던 손민한을 다시 만나 끝냈다.
이병규의 결승타는 LG를 원정경기 6연패, NC전 4연패 늪에서 꺼낸 한 방이었다. 이병규는 “팀 고참
믿고 따랐던 김 감독 사퇴와 근거 없는 불화설로 큰 상처를 받았던 이병규가 최근 웃음을 되찾고 있다. 그런 가운데 결정적 한 방이 더해졌다. LG의 더그아웃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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