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에서 17년 무관의 한을 풀려는 유벤투스(이탈리아)에게 필요한 건 ‘1골’이었다. 2013-14시즌 UEFA 유로파리그(이하 UEL) 앞선 7경기에서 무득점은 1번도 없었다. 홈에선 2승 1무로 승률도 높았다. 하지만 파상공세에도 그 1골을 넣기가 참 어려웠다.
올 시즌 UEL 결승은 토리노의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유벤투스의 홈구장이다. 개장 이래 첫 UEFA 주관 대회 결승 유치다. 17년 만의 유럽 제패를 이루기에 ‘최적의 장소’ 및 ‘최상의 시기’였다.
↑ 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골을 넣었던 테베스, 이번에는 유벤투스를 구하지 못했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예상대로 유벤투스는 골을 넣기 위해 경기 초반부터 벤피카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1차전과 비교해 부치니치와 마르키시오를 빼고 요렌테와 비달을 투입했다. 비달의 선발 복귀는 유벤투스 공격을 보다 날카롭게 만들었다.
그런데 벤피카의 골문을 열기가 쉽지 않았다. 될 듯 하면서 안 됐다. 잇단 중거리 슈팅으로 위협을 하더니 전반 막바지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43분 보누치의 헤딩 슈팅은 골문을 살짝 빗나갔고, 3분 뒤 아사마오의 크로스에 이은 비달의 헤딩 슈팅은 골라인 앞에서 루이장이 힘겹게 머리로 걷어냈다. 지독한 불운이었다.
전반에만 슈팅수 9-1이었다. 일방적인 경기 양상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도권을 장악해 공격을 퍼부은 건 유벤투스였다.
경기 흐름도 서서히 유벤투스에게 넘어오는 듯 했다. 후반 22분 페레스, 그리고 후반 44분 마르코비치의 퇴장으로 11명-9명의 수적 우세까지 점했다.
하지만 유벤투스의 어떤 슈팅도 굳게 잠긴 벤피카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의 불운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교체 투입된 오스발도가 후반 36분 포그바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었지만 세리머니 시간은 아주 짧았다. 포그바가 오프사이드 위치여서 노 골이 선언된 것.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도 카세레스가 회심의 헤딩 슈팅을 했지만 이마저도 벤피
더도 말고 1골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그 1골을 넣기가 이토록 힘들지 몰랐다. 더욱이 그라운드에는 유벤투스 선수가 2명 더 있었다. 믿어 의심치 않았던 승리였건만, 안방에서 믿기지 않은 준결승 탈락의 충격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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