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대성불패’ 구대성(45‧시드니 블루삭스)의 공식 경기 등판용 글러브에는 지금도 자신의 한화 이글스 시절 상징인 등번호 ‘15’가 새겨져 있다. 애착이 강하다.
한화에서 영구결번이 되지 않은 ‘15’는 단지 두 선수의 유니폼에 새겨졌다. 두 주인공은 류현진(27‧LA 다저스)과 유창식(22‧한화)이다.
↑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유창식이 올 시즌 확 달라진 모습으로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한화 좌완투수 계보를 잇기 시작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 3월 호주 시드니에서 만난 구대성은 유창식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진심어린 조언을 남겼다. 구대성은 “지금 좋은 후배가 물려받아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면서 “15번을 달면 잘해야 하는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유창식이 잘했으면 좋겠다. 다른 것보다 좀 자신 있게 던졌으면 좋겠다. 안타를 맞으면 자신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더라”며 “그래도 아직 어리니까 잘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유창식은 지난해 5승10패 평균자책점 6.78로 부진하는 등 프로 데뷔 이후 3시즌 동안 개인 통산 12승21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해 대선배를 볼 면목이 없었다.
↑ 호주 시드니에서 후배 유창식에게 조언을 남긴 구대성. 그의 글러브에는 한화 시절 달았던 등번호 15가 새겨져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유창식이 가장 달라진 것은 자신감이다. 주자를 내보내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뚝심대로 강속구를 미트에 꽂고 있다. 지난 1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볼넷을 허용하는 등 만루 위기만 두 차례
구대성의 조언처럼 안타를 맞거나 주자를 내보내도 자신 있게 공을 던지며 구대성과 류현진의 뒤를 이을 대형 좌완투수 후계자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구대성도 호주에서 유창식의 호투에 미소를 짓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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