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린지 7일째. 조용하다. 올해는 프로농구 판도를 흔들 대어급이 즐비하다. 폭풍전야를 방불케 하고 있다.
지난 1일 프로농구 FA 시장이 개장했다. 올해는 1, 2군을 포함해 47명의 FA 대상자가 시장에 나온다. 15일까지 원 소속 구단과 협상을 벌인 뒤 합의를 못한 선수는 16일부터 24일까지 타 구단과 2차 협상을 갖는다. 원 소속 구단과의 재협상까지 최종 기한은 28일이다.
↑ 올해 프로농구 FA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안양 KGC인삼공사의 김태술과 양희종. 사진=MK스포츠 DB |
함지훈(모비스) 김태술 양희종(이상 KGC) 문태종(LG) 정영삼(전자랜드) 등이 대어급으로 꼽힌다. 즉시 전력으로 팀을 바꿀 수 있는 구미가 당기는 선수들이다. 문태종을 포함해 박지현(동부) 주희정(SK) 임재현(KCC) 송영진(KT) 김승현(삼성) 등 만 35세 이상인 선수보상예외 대상자들도 이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표면적으론 조용하다. 그러나 일부 대어급 선수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일단 대어급 가운데 함지훈의 이적 가능성이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지훈은 모비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다. 드래프트 10순위 신화를 쓰며 모비스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구단과 신뢰가 두텁다. 그동안 대우도 섭섭하지 않았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의 영향력도 크다. 움직이기 쉽지 않다. 모비스 구단은 “돈 때문에 움직이는 선수는 잡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구단과 선수간의 신뢰에 무게를 둔다. 모비스색이 짙은 함지훈이 떠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영삼도 비슷하다. 전자랜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전자랜드 구단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정영삼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가장 아끼는 선수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과의 신뢰 역시 두텁다. 슈팅가드가 없는 전자랜드가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선수다.
반면 문태종은 애매한 상황이다. LG에서 1년을 뛰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지난해 최고 연봉자로 6억8000만원의 몸값을 받았다. LG를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LG와 연봉 협상이 관건이다. 문태종이 흔들릴 수 있는 환경적 변수도 있다. LG 농구단 숙소는 올해 이천으로 이전한다. 문태종은 수도권 팀을 선호한다. 한국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구단이 어느 정도 충족을 해줄 수 있을지도 잔류의 변수다. 일부에서는 “문태종이 고도의 협상 전략을 쓰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LG는 설득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올해 FA의 뜨거운 감자는 김태술과 양희종이다. 이미 눈독을 들이는 구단이 많다. 김태술은 리그 최고 수준의 가드다. 양희종도 즉시 전력으로 쓸 수 있는 수준급 포워드다. 이상범 전 감독이 떠난 상황에서 둘 다 잡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마음이 떠났다는 소문도 들린다. KGC 구단도 둘이 떠날 수 있다는 최악의 가정을 두고 대체자 찾기로 FA 시장을 대비하고 있다.
김태술의 가치는 상종가를 치고 있다. 삼성, 오리온스, 전자랜드, KCC, SK 등 많은 구단들이 돈 가방을 들고 김태술 영입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김태술 영입을 위해 기존 선수들도 내놓을 태세다. 양희종도 KT를 비롯해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들이 많다. 추이를 지켜본 뒤 영입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 선수들의 입지도 흔들린다. 대어급 선수들의 이동에 따라 잔류 여부가 갈릴 수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주희정을 비롯해 임재현, 김승현, 송영진 등이다. 잔류와 이적, 은퇴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이밖에 틈새시장을 노리는 선수들도 많다. 박지현은 잔류
올해 프로농구 FA 시장은 흥미롭다. 선수들의 과감한 도전과 결단에 따라 2014-15시즌 판도가 확 달라질 수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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