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상종가를 치던 좌완투수 유창식(22‧한화 이글스)이 결국 무너졌다. 1점대 평균자책점이 3점대로 치솟았다. 문제는 고질적인 컨트롤 불안이었다.
유창식이 올 시즌 7번째 선발 등판 만에 처음으로 5이닝-2자책점 벽이 깨졌다. 거침없던 투구도 볼넷 앞에서는 장사가 없었다. 불안한 제구로 만들어진 위기는 실점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었다.
↑ 지난 7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 말 2사에서 한화 선발 유창식이 LG 이병규(9번)를 끈질긴 승부 끝에 내야땅볼로 처리해 이닝을 종료시킨 후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한화의 좌완 미래인 유창식은 올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이날 경기 전까지 6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1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82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었다. LG전은 토종 에이스로 가는 첫 번째 고비였다.
그러나 유창식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평균자책점도 3.00으로 순식간에 1점대에서 3점대로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다. 평균자책점 순위도 6위로 뚝 떨어졌다.
역시 문제는 불안한 컨트롤이었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너무 컸다. 상대 타자가 공을 골라내기 쉬웠다. 당연히 풀카운트 승부도 볼넷도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유창식의 볼넷 비율은 평균자책점과 상반된 그래프를 그렸다. 평균자책점은 상위권에 있지만, 볼넷은 전체 투수 가운데 최다인 33개를 기록하고 있다. 유창식은 경기당 4.7개, 이닝당 0.8개의 볼넷을 기록하면서 투구수도 7경기서 716개로 경기당 102.2개, 이닝당 18.4개로 많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볼넷은 유창식이 안고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셈이다.
이번 LG전에서도 유창식의 모든 실점은 볼넷에서 비롯됐다. 1회 첫 타자 백창수를 볼넷으로 내보내 2실점의 빌미가 됐고, 4실점으로 무너진 4회에도 선두 타자 이병규(7번)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것이 대량 실점의 계기가 됐다. 안타를 허용한 것도 불리한 볼카운트 승부 끝에 몰린 결과였다.
유창식의 구위는 확실히 좋아졌다. 140㎞ 중‧후반대
그러나 컨트롤이 되지 않으면 구위도 구종도 무용지물이다. 이제야 알을 깨고 나온 유창식이 진짜 독수리로 성장하기 위한 당면 과제는 ‘볼넷 시한폭탄’을 제거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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