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프로야구는 역사적인 10구단 시대를 맞는다.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것은 10구단 체제가 가져올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관중 증가’ 요인은 한국 프로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최다 관중기록은 2012년의 715만6157명(포스트시즌 제외)이었다. 이는 8개 구단 시스템에서 우리나라 야구장 규모로 봤을 때 최대치라 할 수 있다. 2만 명 이상 수용규모의 야구장이 잠실 사직 문학 3개 구장 밖에 없던 당시 상황에서 1경기 평균관중 1만3451명은 기록적이라 할 만하다.
↑ 야구팬들은 하루빨리 창원에 새 야구장이 들어서길 원하고 있다. 마산구장 전경. 사진=MK스포츠 DB |
이렇게 되면 2016시즌부터는 10개 구단 가운데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를 제외한 8개 구단이 2만 명 이상의 야구장을 보유하게 된다. 한화의 대전구장은 비록 2만 명엔 미치지 못하지만 해마다 리모델링을 해 메이저리그 구장 못지않은 시설로 탈바꿈했다.
문제는 NC의 마산구장이다. 마산구장은 NC가 9구단으로 참여하면서 5년 동안 임시로 사용키로 한 야구장이다. 창원시는 프로야구단을 유치하면서 2016년 3월까지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에 2만50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야구장을 짓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박완수 당시 창원시장은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 야구팬들의 편의는 저버린 채 정치적 이해타산만 좇아 진해에 새 야구장을 짓겠다고 나섰다. 결국 창원시는 창원지역 야구팬과 정부의 반대에 부딪쳐 아직 첫 삽도 못 뜨고 있다. 2016년 새 야구장 건설은 물 건너갔다.
야구계는 10개 구단이 참여하고, 새 야구장이 차례로 문을 열면 대망의 ‘1000만 관중시대’가 찾아올 것으로 잔뜩 기대했다. 허황된 꿈이 아니었다. 10개 구단이 한 시즌에 100만 명씩 동원하면 1000만 관중은 실현된다. 한 해, 한 야구장에 100만 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오려면 2만 명 이상 수용규모의 야구장 시설이 필수다. 그렇다면 야구계에선 왜 그토록 1000만 관중에 목말라 할까.
1000만 관중은 대한민국 5000만 국민 가운데 20%가 야구장을 찾는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국민 스포츠’란 뜻이기도 하다. 프로야구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되고, 사회적 관심 또한 비등해 질 것이다. 정부의 지원은 늘어나고, 교육부의 전국 초중고 야구육성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물론 인프라 개선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마산구장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1000만 관중 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야구계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6·4 지방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다행히 박완수 시장이 물러난 뒤 창원시장 후보로 나선 인사들은 하나같이
비록 2016년 완공은 불가능해 졌지만 창원의 새 야구장은 그 곳 야구팬들이 원하는 곳에 번듯하게 들어서기 바란다. 그래서 한국 프로야구의 ‘1000만 시대’가 하루라도 빨리 찾아 왔으면 좋겠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