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우완투수 이민호(21)는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투수 중 1명으로 꼽히고 있다.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취월장한 기량을 뽐내고 있는 이민호 스스로가 느끼는 달라진 점은 바로 ‘경험’에서 비롯된 수 싸움이었다.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이민호가 지난해와 가장 달라지 점으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가는 수싸움 능력의 향상을 꼽았다. 사진=MK스포츠 DB |
비단 이날만이 아니다. 드러난 성적은 9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4.40으로 그리 인상적이지 않지만, 투구 내용 자체가 확연히 좋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10일 마산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이민호는 가장 달라진 점에 대해 “경험에서 비롯된 수싸움”을 꼽았다. 전광판 구속 151km, 구단 측정 149km까지 나오는 강속구를 경기 후반까지 뿌렸다. 이민호는 “타자들이 잘 쳐줘서 이길 때도 있는데 조금 아쉽기는 했다”며 전날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스스로 가장 좋은 점수를 줬던 것 무엇일까. 이민호는 “상황별 대처능력이다. 평소였다면 투수트라이크 이후에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던지면 다시 슬라이더를 던지지 못하고 직구 일변도의 투구를 했을 텐데, 어제는 연속으로 슬라이더를 던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 역시 “이민호가 어제 좋은 투구를 했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젊은 선수가 저렇게 슬라이더를 자신감 있게 던지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지난해부터 빠른 공을 겁 없이 잘 던지더라. 올해 더 많이 좋아졌다”며 이민호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민호는 지난해 주로 중간계투로 뛰었다. 6이닝은 올해 선발로 자주 나서게 된 이후 최다이닝이며 120구는 최다 투구수였다. 이민호는 “최다이닝과 최다투구수라서 뜻 깊었다. 지난해 80구 정도가 최다였는데 어제 120구 정도는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강력한 슬라이더를 보유한 이민호는 NC는 물론 야구계 전체가 주목하는 신성이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요즘 물이 오른 손아섭-4번 히메네스-5번 박종윤의 롯데 좌타 클린업트리오를 상대로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이민호는 “손아섭 선수의 경우에는 워낙 잘치다보니 최대한 낮게 갈려고 했고 히메네스 선수의 경우에는 전력 분석을 통해 빠른 볼에 약점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투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히메네스의 경우 3타수 무안타로 꽁꽁 틀어막았다. 이민호는 “다음에 상대할 때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엿다.
이날 이민호는 초반 직구, 중반 이후부터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주로 사용하며 변화를 줬다. 100구 이상 투구. 힘에 부치지는 않았다. 이민호는 “최일언 코치님께 6회가 마지막 이닝이 될거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묘하게 마지막 이닝이 되면 밸런스도 좋고 힘이 더 붙는 것 같다”면서 경기 후반까지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선발 보직을 맡게 되면서 오히려 부담감도 털어냈다. 이민호는 “심리적 압박감은 중간때 보다 덜 한 것 같다”면서 “손민한 선배가 1이닝에 1점만 주고 4회까지 1점 이하로만 막는다는 생각으로 던지라고 조언해줬는데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위기시에 강한 강심장이다. 이민호는 “특별히 위기 때 떨리는 건 없다. 셋포지션 때 오히려 밸런스가 더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외국인 투수 3인에 이재학까지 탄탄한 NC 선발진의 5선발에 입성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이민호는 “카운트를 잡아나가는 대처능력과 수싸움이다. 지난해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됐다. 지난해는 변화구가 안 좋으면 직구만 노리고 상대 팀이 들어왔는데 올해는 변화구를 결정구로 던질 수 있게 됐다”면서 “스프링캠프나 마무리 캠프서도 그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연습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료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는다. 이민호는 “아무래도 손민한 선배에게 가장 많은 조언을 듣는다”면서 경기
올해 목표는 한 가지다. 이민호는 “지난해 중간 계투로 풀타임을 지켰는데 올해는 선발로 풀타임을 채우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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