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인종차별 발언으로 영구제명 위기에 놓인 도널드 스털링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 구단주가 드디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표면상 표현은 사과였지만, 구단 매각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해 보인다.
스털링은 뉴스 전문 채널인 ‘CNN’과 인터뷰를 가졌고, 지난 13일 방영됐다. 여자친구 스티비아노와 말싸움 도중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이 공개돼 곤욕을 치른 그는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다. 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며 공개 사과했다.
그러나 진정성은 없었다. 나머지 발언은 변명 투성이다.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었다. 나는 미끼에 걸린 것”이라며 스티비아노의 계략에 넘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을 넘어서 인종차별 발언의 대상자였던 매직 존슨에게도 독설을 날렸다. “그가 소수자들을 위해 한 일이 뭐가 있는가.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에 대한 반감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심지어 그는 존슨이 에이즈 환자임을 언급하며 “그런 류의 사람들은 아무 도시에나 가서 아무 여자나 붙잡고 관계를 맺는다. 그는 LA지역 어린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아니다”라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했다.
스털링이 이처럼 강하게 나오는 것은 구단 매각 압박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그는 NBA 사무국으로부터 영구 제명과 벌금 250만 달러의 징계를 받아 사실상 ‘식물 구단주’가 됐다. 여러 경로를 통해 구단 매각의 압박이 들어오는 중. 벌써 클리퍼스 구단을 인수하겠다는 사
그러나 그는 “나는 내 팀과 파트너들을 사랑한다. 한 번 실수였을 뿐이다”라며 구단을 매각할 뜻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사과를 통해 동정 여론을 만들고, 구단 매각 문제를 조용히 넘어가려고 하는 그의 의도가 성공할 수 있을까. 스털링의 반격에 미국 스포츠계가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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