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포항)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먼저 8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포항은 이제 8강에서 누구를 만날까, 고민에 빠졌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고민은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언제 만나느냐다.
AFC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 추첨은 오는 28일 펼쳐진다. 한 가지 원칙이 있다. AFC는 준결승까지 동,서아시아 지역을 구분한다. 즉, 결승은 어느 팀이 됐든 동아시아 팀과 서아시아 팀의 대결로 펼쳐진다.
↑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포항 스틸러스와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먼저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티켓을 땄다. 사진(포항)=한희재 기자 |
광저우는 가장 피하고 싶은 팀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아시아 정상에 오른 광저우는 올해도 변함없는 우승후보다. 다리오 콘카는 떠났지만 무리키, 알레산드로 디아만티, 엘케손 등 능력 있는 외국인선수가 버티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1차전에서도 세레소 오사카(일본)를 5-1로 대파했다.
누구든 강력 우승 후보를 최대한 빨리 안 만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그렇지만 포항의 속내는 좀 더 복잡하다. 가급적 안 만났으면 싶지만, 그래도 기왕 만날 거면 준결승보다 8강이 낫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때문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8강은 8월 20일과 27일 열린다. 그리고 준결승은 9월 17일과 10월 1일로 예정돼 있다.
문제는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이 인천아시안게임과 일정이 겹친다. 인천아시안게임은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린다. 축구 종목은 9월 14일부터 조별리그가 시작하며 결승은 10월 2일 치러진다. 아시안게임대표팀 소집 기간까지 더하면,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과 일정이 겹친다.
김승대, 이광훈, 문창진 등 포항 선수들이 아시안게임대표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펄펄 날고 있는 이명주는 23세 이하 연령 제한에 걸리지만 와일드카드로 뽑힐 여지가 있다.
제 아무리 몇몇 선수가 빠져도 큰 탈이 없다는 포항이라도 이들이 대거 이탈할 경우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황선홍 감독이 휴식기 동안 플랜B 마련에 몰두하겠다고 했으나
2전 3기 끝에 AFC 챔피언스리그 8강까지 오른 황선홍 감독은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렇기 위해선 껄끄러운 상대는 최대한 안 만나는 게 좋다. 그리고 늦게 만날수록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으로 직격탄을 맞을 포항으로선 만날 거면 차라리 빨리 만나는 게 나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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