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태릉) 안준철 기자] 자유의 몸이 된 이용대(26·삼성전기)의 표정은 홀가분했다. 이용대는 지난 1월 팀 동료이자 대표팀 동료인 김기정(24·삼성전기)와 함께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도핑 고의 회피로 1년 자격정지를 받았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불시에 선수들을 찾아 약물 복용 여부를 검사하는데 이들은 세 차례 도핑테스트에 한 번도 응하지 못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선수의 소재지를 정확히 보고하지 않은 탓이었다.
선수 입장에선 억울할만한 조치였다. 배드민턴협회는 법률자문단을 꾸려 선수의 잘못이 아닌 행정 실수였다며 BWF에 재심을 요구했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도 항소했다. 결국 BWF 도핑청문위원단은 4월14일 재심의를 열어 자격정지 결정을 전격 취소했다. 배드민턴협회는 4월1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대, 김기정의 자격정지 철회를 발표했다.
↑ 14일 오후 서울 노원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린 "제28회 세계남자단체, 제25회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 출전 기자회견 후 이용대가 연습을 갖고 있다. 사진(태릉)=한희재 기자 |
이용대는 14일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린 복귀기자회견에서 “태릉선수촌에 다시 돌아와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지난 8일 태릉선수촌에 합류한 이용대는 대표팀 동료들과 한창 몸만들기 중이다. 그는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꼭 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역시 한국 배드민턴 간판선수답게 자신이 넘쳤다.
하지만 이용대가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들을 풀어야 한다. 징계 이후 이용대는 경기를 출전하지 않아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18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토마스컵(제28회 세계남자단체선수권)에 출전하지만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이용대도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하면 떨릴 것 같다”는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물론 경기 출전을 하지 못했던 기간에 훈련을 게을리 한 것은 아니다. 이용대는 “체력훈련 위주로 연습했다. 3주전부터는 강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이득춘 대표팀 감독도 “체력적인 부분이나 기술적인 부분은 문제없다”고 거들었다. 이 감독은 “그 동안 태릉 밖에 있을 때도 대표팀에서 신경을 써왔다”고 덧붙였다.
경기 감각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용대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토마스컵부터 계속 국제대회가 이어진다. 토마스컵 목표가 4강인데 목표를 달성하고,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자신감과 페이스는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찌보면 이용대는 재충천의 시간을 가졌는지 모른다. 이용대는 아픈만큼 성숙해져 있었다. 이용대는 “그 동안 괴롭혔던 잔부상을 쉬면서 치료하기도 했다. 최고의 체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털어놨다. 힘차게 셔틀콕을 내려치는 이용대의 모습에서 복귀 첫 각오로 밝힌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을 밝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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