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이제 34경기를 치렀다. 아직 94경기가 남아 있는 시점에서 넥센은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승부수를 9개 구단 중 가장 먼저 띄웠다. 준비가 돼 있었기에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또한 모험 뒤에는 철저한 계산이 깔려 있다.
넥센은 15일(한국시간) “헨리 소사(29)와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15만 달러에 옵션을 별도로 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적료는 소사의 보유권을 가지고 있는 LA 다저스의 요청으로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 넥센이 여러가지를 고려해 소사와 손잡았다 사진=MK스포츠 DB |
계약은 빠르게 진행됐다. 지난 9일 LA 다저스에 소사의 신분 조회를 했고 12일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 협상을 시작했다. 팀과의 협상 직후에는 소사의 에이전트와 조건을 교환했다. 협상은 속도를 더욱 냈다. 15일 오전 7시에 서류적인 절차가 모두 마무리 됐다.
시즌 초반은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오기 힘든 시기다. 선수 입장에서는 메이저리그로 올라 갈 수 있다는 희망을 놓기 쉽지 않다. 구단 역시 부상 선수들이 많은 경우 팀 내 선수들을 잘 놓아주지 않으려고 한다. 넥센은 선택지가 많지 않은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
무엇보다 소사가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이 중요했다. 소사의 트레이드를 담당한 김치현 넥센 전략&국제팀장은 “외국인 선수를 뽑을 때 한국에 오고 싶어 하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미국에서 잘해도 한국에 와 동기부여를 갖지 못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소사는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소사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기쁘다. 이미 한국프로야구를 두 시즌이나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좋은 활약을 자신한다.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합류한 만큼 팀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 5월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에 첫 선을 보인 소사는 그 해 23경기에 출전하여 9승 8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다. 특히 4번의 완투, 1번의 완봉승을 거두며 이닝이터의 면모를 과시했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주목한 부분이다. 2013 시즌에는 9승9패 평균자책점 5.47로 다소 부진했다. 완투가 한 차례도 없었다.
과거가 아닌 현재의 소사가 중요하다. 넥센은 소사의 구위에 확신을 갖고 있다. 공이 좋았던 2012년과 비슷하다고 판단해 영입을 결정했다. 넥센이 확보한 현지 스카우트 리포트에 따르면 소사는 현재 평균 151km, 최고 156km의 직구를 뿌린다. 슬라이더 역시 평균 속도 140km, 최고 구속 143km를 마크하고 있다.
소사는 올 시즌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앨버커키 아이소톱스에서 7경기에 출전하여 1승 2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평범한 성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아웃 카운트를 한 개만 잡고 5실점한 마지막 경기를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2점대 초반으로 뚝 떨어진다.
현재 넥센 선발진에는 강속구를 뿌리는 우완 투수가 없다. 넥센 선발진 전체를 봤을 때 소사는 팀에 필요한 유형의 투수다.
또한 홈런이 많이 나오는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는 넥센에게 투수의 땅볼과 플라이볼 아웃 비율도 중요한 기준이다. 김치현 넥센 전략&국제팀장은 “소사는 2012 시즌 9개, 2013 시즌 11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겉보기에는 좋지 않은 기록이지만 플라이볼을 많이 허용하는 투수는 아니다. 땅볼과 플라이볼 비율이 비슷한 선수다”고 설명했다. 소사는 선발 출전 경기에서 2012년 땅볼/뜬공 비율 1.29, 2013 시즌 0.99를 마크했다.
마지막으로 넥센은 소
2012년 소사는 시즌 중간에 팀에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리그 정상급 투구를 선보였다. 소사가 2012년의 활약을 펼친다면 넥센은 그토록 찾았던 확실한 에이스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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