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누가 잘 버티느냐, 인내심의 싸움. 16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3연전을 갖는 선두 넥센 히어로즈와 5위 롯데 자이언츠이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양 팀 모두 이번 3연전이 갖는 의미가 크다.
선두 넥센은 4일 휴식을 취한 뒤 부산으로 내려왔다. 지난주 6경기 모두 목동에서 치른 넥센은 3승3패라는 성적을 거뒀다. 2위 NC와의 3연전에서 1승2패로 밀렸지만 LG와의 3연전에서는 2승1패로 살아났다. 휴식기를 갖는 동안 2위 NC가 KIA와의 주중 3연전을 2승1패로 마무리하며 넥센은 승차 없는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단독선두라고 마냥 웃을 수 없다. 불펜 필승조 중 핵심인 믿을맨 조상우(20)가 황당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조상우는 지난 11일 목동 LG전을 마친 후 귀가 도중 지하철역에서 빗길에 미끄러져 쪽 무릎 내측 측부인대 부분파열 진단을 받았다. 재활치료와 훈련을 거쳐 3~4개월 후에나 복귀가 가능해 넥센으로선 비상이다. 조상우는 한현희-손승락과 함께 넥센의 승리를 부르는 파랑새였다. 150km대의 불꽃같은 직구로 타자를 윽박질러 넥센의 뒷문을 든든하게 잠그는 역할을 했다.
↑ 주말 사직 3연전에서 웃는 감독은 누구일까. 왼쪽이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 오른쪽은 롯데 자이언츠의 김시진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또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를 웨이버공시하고 헨리 소사를 대체 선수로 데려와 선발진 변화를 노리고 있다. 넥센은 올 시즌 급격한 노쇠화 현상을 보인 나이트를 정리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는 선두권 싸움에서 좀 더 안정적인 전력을 꾸린다는 의도가 숨어있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타선과 튼튼한 불펜에 비해 넥센의 선발진은 붕괴 일보 직전이다. 물론 소사가 사직 3연전에 등판하기는 무리다. 따라서 불펜의 역할이 중요하다.
롯데는 이번 3연전을 반등의 기회로 노린다. 롯데는 지난 주말 마산에서 열린 NC와의 3연전과 주중 잠실 LG 3연전에서 2승4패를 거두며 팀 분위기가 침체됐다. 이는 타선이 식으면서 나타난 결과다. 롯데는 5월 들어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를 앞세우며 활화산 같은 타선을 자랑했다. 하지만 NC와 LG전을 통해 전반적으로 타자들이 부진에 빠지면서 타선의 응집력 또한 흐트러졌다. 주자를 내보내고도 후속타 불발로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다 태반이었다.
비록 15일 잠실 LG전에서 장단 13안타 9득점으로 다시 타선이 살아나고 있지만 넥센과의 3연전에서 불붙은 방망이가 위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였던 키스톤콤비 정훈(2루수)과 문규현(유격수)이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점도 불안요소다.마운드에서 힘을 보여줄 때이다. 롯데는 부상으로 이탈했던 쉐인 유먼이 17일 돌아온다. 또 득점지원을 받지 못하며 승리
결국 양 팀의 싸움은 누가 더 버티느냐의 싸움이다. 넥센은 불펜에서, 롯데는 선발진들이 길게 길게 던져줘야 한다. 이는 선두를 지키느냐, 상위권으로 반등을 노리느냐의 대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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