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남발 롯데 야구…위기는 계속되나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무기력해도 너무 무기력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자멸했다.
롯데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2-14로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2연승 행진을 마감했고, NC에 2.5경기 차 뒤진 5위에 머물고 있다.
이날 패배는 2회에 결정됐다. 롯데는 실책이 속출하면서 안줘도 될 점수를 헌납했다. 어찌 보면 마치 승리를 내주기 위한 몸부림처럼 보이기도 했다. 롯데는 1회말 최준석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리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2회초 수비 1사후 강정호가 3루수 황재균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실책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강정호 다음에 나온 김민성이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아웃됐지만, 3루수 황재균이 어이없게 1루 덕아웃으로 송구하면서 강정호가 안전 진루권을 얻어 3루까지 나갔다.

↑ 사진=MK스포츠 DB

그 다음 차례는 2루였다. 유한준의 볼넷으로 2사 1,3루가 된 뒤 윤석민이 2루수 앞 평범한 내야 땅볼을 쳤는데 2루수가 2루로 들어가는 유격수에게 악송구하면서 강정호가 홈으로 들어왔다. 이후 허도환이 친 좌전안타 타구를 좌익수가 더듬은 것은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으나 이어 나온 서건창의 안타 타구를 중견수가 놓치면서 1루주자 허도환이 3루까지 진루한 것은 실책으로 기록됐다. 한 이닝 4실책으로 3점을 내준 롯데는 이후 무기력한 경기를 보여줬다. 부상 후 열흘 만에 복귀한 롯데 선발 쉐인 유먼도 급격한 난조를 보이면서 5⅓이닝 10실점(7자책점)으로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써야 했다.
롯데는 1-11로 밀린 7회초 1사 1·2루에서도 박병호의 좌전 안타때 좌익수 김문호가 공을 더듬는 실책으로 이날 5개의 실책을 채웠다.
어이없는 경기력에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NC와 LG와의 3연전을 모두 루징시리즈(1승2패)로 마감하면서 5위로 처진 롯데는 이날 에이스를 내고도 졌다는 부담이 크기만 하다. 활화산 같은 타선이 식으면서 위기에 빠진 롯데가 좀처럼 연승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승후보는커녕 가을야구도 힘들지 않겠냐는 일부 시각도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마무리캠프부터 롯데는 수비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이런 패배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롯데의 위기는 쉽게 끝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아직 시즌 초반이라 속단하긴 어렵지만, 최근 롯데가 패배하는 과정이 좋지 않다”며 “근래 강팀들은 수비 조직력인 탄탄한데, 롯데는 결정적인 순간에 실책이 전염병처럼 속출하는 경향이 많다”고 지적했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