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의 생애 첫 퍼펙트 게임은 아쉽게 좌절됐다. 허탈한 류현진도 급격히 무너졌다. 그러나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4만여 관중은 마운드를 내려가는 류현진에게 기립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퍼펙트는 깨졌지만, 한국인 괴물 투수를 향한 찬사였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올 시즌 홈에서 첫 승이 없는 류현진은 지난 22일 뉴욕 메츠전 이후 4일 휴식 뒤 등판했다. 여러 악조건 속에 류현진이 마운드에 올랐다.
↑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시즌 홈경기 첫 승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신시내시티 레즈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7이닝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의 투구에 다저스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조미예 특파원 |
19세기와 20세기를 통틀어 메이저리그 역사상 24번째 퍼펙트 게임까지 단 6타자를 남겨두고 있었다. 다저스타디움도 술렁였다. 류현진의 투구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류현진의 투구가 볼로 판정을 받자 야유가 쏟아졌다. 상대 타자가 타석을 벗어나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시선은 류현진에게 쏠렸다.
운명의 8회. 그러나 류현진은 8회 선두타자 토드 프레이저에게 뼈아픈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다. 퍼펙트 피칭이 22타자 만에 깨진 순간이었다. 볼카운트 2B2S 이후 5구째 역사의 한 페이지도 사라졌다.
류현진은 허탈한 마음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다저스 관중들은 달랐다. 퍼펙트가 깨지는 순간 오히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류현진을 향해 격려의 기립박수를 보냈다. 퍼펙트 게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게 해준 한국인 투수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류현진은 퍼펙트 실패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라이언 루드윅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크리스 헤이시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첫 실점까지 했다. 류현진의 완봉승도 아쉽게 무산됐다. 이어 브라이언 페냐에게 좌전 안타를 다시 허용하고 더 이상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다. 결국 류현진은 브라이언 윌슨과 교체됐다. 짙은 여운이 남는 경기였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갈 때 다저스 관중들은 다시 한 번 기립박수로 격려와 찬사를 보냈다. 홈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던 류현진으로서는 퍼펙트가 깨졌으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경기였다. 이후 구원투수 윌슨의 불장난으로 남겨둔 주자를
류현진은 이날 7⅓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5승, 홈경기 첫 승. 한국인 투수 역사상 최초의 퍼펙트 게임을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하는 역사를 쓰지는 못했으나 충분히 기립박수를 받을 만한 감동적인 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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