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쿠퍼스타운) 김재호 특파원] 쿠퍼스타운으로 가는 길은 끝이 없었다. 고속도로는 어느덧 1차선 도로가 됐고, 빌딩숲은 어느덧 산과 들판으로 바뀌어 있었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이 있는 쿠퍼스타운으로 가는 길. 마치 이곳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그곳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인구 2200여 명의 작은 마을 쿠퍼스타운, 그 한 가운데 명예의 전당이 자리하고 있었다. 매년 30여만 명의 야구팬들이 찾는 야구의 고향을 MK스포츠가 찾았다.
“명예의 전당은 역사 그 자체”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은 메이저리그의 역사 그 자체를 상징한다.”
↑ 명예의 전당 갤러리. 이곳에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들의 조각상이 있다. 사진(美 쿠퍼스타운)= 조미예 특파원 |
이곳에 들어오는 방법은 기자단 투표와 원로위원회 심사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이중 엄격한 심사 기준을 적용하는 기자단 투표가 더 높이 평가받는다. 투표는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 이상 뛴 선수 중 은퇴한지 5년이 지난 선수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기자단 투표에는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인 경력 10년 이상의 기자 600명이 참가한다. 여기서 75%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해야 한다. 후보 자격은 15년간 유지되며, 지지율이 5%를 넘지 못하면 탈락한다.
성적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요인도 잣대로 적용된다. 약물 복용으로 논란이 된 로저 클레멘스(35.4%), 베리 본즈(34.7%), 커트 실링(29.2%), 마크 맥과이어(11.0%), 새미 소사(7.2%) 등이 저조한 득표율을 얻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쉽게 허락되지 않는 만큼, 그 가치는 더 높다. 혼 부사장은 “명예의 전당 갤러리에 이름이 걸리는 것은 메이저리그 구성원에게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다”며 명예의 전당이 의미하는 바를 설명했다.
왜 쿠퍼스타운일까
명예의 전당은 왜 하필 이 한적한 마을에 세워진 것일까. 이는 야구의 기원과 관련이 있다. 1908년, 야구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구성된 ‘밀스 위원회(The Mills Commission)’가 야구는 1839년 쿠퍼스타운에서 시작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들의 주장은 1935년 쿠퍼스타운 인근에서 초창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야구공(일명 ‘더블데이 야구공’)이 발견되면서 설득력을 얻었다.
↑ 명예의 전당 초창기 멤버인 타이 콥, 월터 존슨, 크리스티 매튜슨, 베이브 루스, 호너스 와그너. 사진(美 쿠퍼스타운)= 조미예 특파원 |
쿠퍼스타운이 야구의 기원이라는 주장은 후대 학자들의 반격을 받았고, 신빙성을 점차 잃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명예의 전당의 의미까지 퇴색시킨 것은 아니다. 야구의 기원과 상관 없이 이미 이곳은 야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됐다.
↑ 올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멤버들을 위한 전시 공간이 준비중이었다. 사진(美 쿠퍼스타운)= 조미예 특파원 |
↑ 명예의 전당을 보기 위해 뉴욕주의 이 작은 시골마을을 매년 30만 명이 찾는다. 사진(美 쿠퍼스타운)= 조미예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