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최강 불펜을 자랑하는 삼성 라이온즈가 무너졌다. 7회 리드시 144연승 대기록도 멈췄다. 마지막 마운드서 임창용(38‧삼성)이 고개를 숙였다. 같은 시간 일본에서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은 변함없는 '끝판왕'으로 우뚝 섰다.
가정을 해보자. 오승환이 남고 임창용이 왔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미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 이 시나리오는 상상만으로도 삼성은 행복하고 나머지 8개 구단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연출이다. 삼성의 불펜은 공포 그 자체로 둔갑한다.
↑ 지난 1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일찌감치 몸만들기에 나섰던 오승환(32·한신)과 임창용(38)이 괌에 위치한 레오팔레스 훈련장에서 함께 개인훈련을 하면서 구슬땀을 흘렸다. 사진=MK스포츠 DB |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다고 했다. 삼성의 마무리는 과연 누가 맡았을까. 충분히 고민이 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류 감독은 역시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질문을 던지자마자 “그래도 마무리는 오승환을 써야지”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더블 스토퍼로 할 수도 있고…”라고 덧붙였다.
현실로 가정하면 무시무시한 불펜 필승조가 완성된다. 삼성 선발진은 승리 요건을 갖추는 5회까지만 던져도 충분한 계산이 나온다. 차우찬과 심창민이 6회를 나눠 막고, 7회 안지만-8회 임창용-9회 오승환이 차례로 등판하면 게임은 끝난다. 류 감독도 “그러면 얼마나 좋아”라며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렸다.
현실은 냉혹했다. 오승환은 없었다. 삼성은 LG에 4-3으로 리드를 잡은 9회말 임창용을 내세웠지만, 2점을 헌납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12연승과 7회 리드시 145연승 대기록 작성이 모두 물거품 됐다. 임창용의 시즌 11세이브 도전도 실패했다.
그러나 삼성의 불펜은 여전히 국내 최강이다. 류 감독도 “지난 3년과 비교해 오승환이 빠졌지만 임창용이 들어왔기 때문에 전력은 차이가 없다”고 강
임창용과 오승환도 같은 유니폼을 입을 수는 없지만, 한‧일 리그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임창용은 세이브 부문 2위(10개)로 1위 손승락(넥센‧13개)을 3개차로 쫓고 있고, 오승환은 13세이브를 기록하며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세이브 단독 1위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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