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한 번의 평가전으로 모든 것을 말할 순 없지만, 선수와 팬들 모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브라질로 향하기 전 국내서 가진 마지막 평가전이어서 아쉬움은 더욱 컸다.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튀니지와의 친선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출정식을 치른 한국은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반면 러시아는 지난 27일 슬로바키아에게 1-0으로 승리했다.
러시아가 이기고 한국이 졌다는 경기 결과보다는 그 내용에 현격한 차이를 보여 더욱 아쉽다. 같은 포메이션(4-2-3-1)을 들고 나섰지만, 경기력에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 홍명보호는 튀니지전을 통해 러시아전 해법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튀니지전 한국은 팀으로서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 결정적인 패스 한 번, 슈팅 한 번은 탄식을 자아내게 했다. 러시아처럼 경기 대부분을 지배하고도 득점이 없었다. 러시아는 경기를 이끌면서 승리를 따낸 반면 우리는 역공을 당했다. 기대했던 ‘환상’ 2선라인과 박주영의 전방은 파괴력이 떨어졌다. 공격전개과정은 단조롭고, 역습찬스에선 주저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나마 득점찬스를 노릴 수 있었던 약속된 세트피스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별로 없다.
쉽게 실점을 허용했던 허술한 수비조직력도 아쉬움을 남긴다. 수비진은 골키퍼 정성룡의 기량에 기댈 정도였다. 정성룡의 부활은 반가웠지만, 그만큼 나서야되는 상황도 많았다. 반면 러시아는 슬로바키아에게 별다른 찬스를 내주지 않았다. 골을 내주지 않았으니 이후 제대로 된 공격 전력은 무리해서 보여줄 필요도 없었다. 러시아는 교체전술도 전형에 커다란 변화 없이 포메이션을 유지했다. 경기 끝날때까지 수비조직력을 잃지 않은 러시아는 상대를 지치게 했고, 골까지 뽑아냈다.
↑ 튀니지는 러시아와 비슷한 전략을 구사했다. 선제골을 넣고 골문을 잘 지킨 튀니지는 1-0 승리를 챙겼다. 사진=MK스포츠 DB |
심리적으로 흔들렸다는 점도 눈에 띤다. 후반 중반까지 동점골에 실패하자 선수들도 동요하는 듯 연달아 반칙(이근호, 기성용)을 범해 경고카드를 받았다. 홍정호는 큰 부상은 아니지만, 후반한때 들것에 실려 나가기도 했다. 경기 초반 얻었던 주도권은 튀니지의 패턴에 점점 빼앗기는 형국이었다. 줄기찬 공격은 모두 무위에 그쳤고, 한국은 결국 패하고 말았다.
이날 튀니지는 ‘예비’ 러시아라고 불러도 될 만
[ksyreport@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