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지난 13일 잠실구장서 열린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7회말. 이진영이 3연타석 홈런포를 터뜨리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순간 선수단의 격한 환대를 받았다.
그런데 그때 어색하게 눈에 띈 한 남자가 있었다. 양상문 LG 감독이었다. 세리머니를 위해 더그아웃 밖으로 나온 양 감독은 이진영과 하이파이브로 축하를 해줬다. 경기마다 홈런을 친 뒤 흔히 볼 수 있는 감독의 세리머니였지만, 양 감독이기에 특별했다.
↑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취임 당시 세리머니 금지 약속을 어겼지만, 표정은 밝았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LG 사령탑을 맡은 이후 냉정하게 약속을 지키던 양 감독은 이날 무너졌다. 이진영 때문이었다.
이진영은 이날 3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통산 1호, 시즌 1호, 프로야구 역대 33호 3연타석 홈런이었다. 특히 의미가 큰 것은 잠실구장서 역대 두 번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이기 때문이다. 2009년 로베르토 페타지니(LG) 외에는 이진
양 감독은 14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사실 약속을 지킬까 말까 잠깐 고민을 했다”며 멋쩍게 웃은 뒤 “대기록을 세웠기 때문에 축하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양 감독은 이진영 때문에 자신과의 약속을 처음으로 어기고 무너졌으나 표정은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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