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올 시즌 첫 연장 승리. 흔한 연장전 한 경기였지만, LG이기 때문에 값진 성과였다. 올 시즌 7전8기 끝에 얻어낸 1승이었다. 그래서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LG는 지난 13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짜릿한 연장전 승리를 따냈다. 8차례 연장 승부 끝에 거둔 첫 승이었다. 올 시즌 연장전 성적은 1승1무6패. 여전히 초라한 결과지만, 올 시즌 연장전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것을 경기를 끝난 뒤에야 알았다던 양상문 LG 감독은 “나쁜 기억을 하나 지웠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았다.
↑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10회말 2사 만루 끝내기 안타를 날린 LG 오지환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LG가 첫 연장전 승리를 거둔 날. 의미 있는 기록들이 만들어졌다. 이진영이 잠실서 국내선수 최초로 3연타석 홈런 기록을 세웠고, 박경수는 절묘한 시즌 1호 홈스틸로 연장 승부의 발판을 만들었다. 또 오지환의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감격도 두 배였다. 그러나 마무리 투수 봉중근은 시즌 세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양상문 감독의 ‘세리머니 금기’ 취임 공약까지 깨진 이날 몇 가지 궁금증을 풀어보자.
▲ 흔들리는 봉중근, 구위는 OK?
먼저 봉중근이다. LG는 7-6인 9회초 마무리 봉중근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봉중근은 ⅔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세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LG 타선 폭발로 10회말 재역전승을 거뒀으나 아쉬운 9회였다.
양 감독은 봉중근의 구위가 아닌 볼배합을 지적했다. 양 감독은 “구위나 구속은 나쁘지 않았다. 볼배합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상대 선수를 확실하게 잡으려고 변화구 위주로 던졌다. 몸쪽 직구 승부를 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너무 변화구 위주로 던지다 보니 상대 타자들도 잘 속지 않는다. 앞으론 강하게 던지라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봉중근은 올 시즌 유독 자신의 볼에 대한 확신이 없어진 듯하다. 양 감독도 그 부분을 지적했다.
▲ 박용택은 왜 홈으로 뛰지 않았나?
LG는 이날 연장전까지 가지 않고 9회말 끝내기 찬스가 있었다. LG는 8-9인 9회말 1, 3루 찬스서 오지환의 좌익수 방면 2루타가 나왔다. 3루 주자 박경수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이후 1루 주자 박용택이 3루에서 멈췄다. 타이밍상 박용택이 홈까지 쇄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LG는 무리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10회말 극적인 승리를 따냈지만, 자칫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으로 남을 뻔했다. 이유가 있었다. 1아웃 상황서 후속 타자가 3연타석 홈런의 주인공 이진영이었다. 또 중심타선으로 연결되는 정성훈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이미 동점을 만들었기 때문에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었다.
양 감독은 “크게 모험을 걸 상황이 아니었다. SK 좌익수가 공을 놓친 것을 알았더라도 멈추는 게 맞다”며 “타순도 좋았다. 이진영도 있었기 때문에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 박경수의 숨은 홈스틸 공식
사실 이날 패색이 짙던 경기에 불을 붙인 것은 7회 극적인 5-6으로 추격한 박경수의 기가 막힌 홈스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박경수는 4-6으로 따라붙은 7회 2사 1, 3루 찬스서 SK 투수 진해수의 1루 견제를 틈 타 홈으로 쇄도했다. 당황한 SK 수비는 두 눈을 뜬 채 박경수의 홈 쇄도를 지켜봐야만 했다. 허를 찌른 한 수였다.
박경수의 홈스틸은 짜여진 각본이었다. 평소 훈련 때 연습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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