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5선발은 임정우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우완 선발투수 임정우를 5선발로 못 박았다. 올 시즌 1승도 거두지 못했으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어쩔 수 없는 최선책이기도 했다. 그러나 임정우의 선발수업은 혹독하다.
양 감독은 지난 24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임정우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양 감독은 “임정우 외에는 5선발로 들어갈만한 투수가 없다. 선발 후보 중 당장 임정우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며 “임정우는 당장은 불펜에서 롱맨 역할을 하는 것이 맞지만, 선발 기회를 주면서 경험을 쌓아야 향후 1~2년 안에 LG의 마운드 기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LG 트윈스 선발투수 임정우가 혹독한 선발수업을 받으며 성장통을 겪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결과는 패전투수. 시즌 5패를 당했다. 올 시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평균자책점도 5.63으로 치솟았다. 불운이 또 찾아왔다.
일단 상대 선발이 너무 강했다. 역사적인 경기의 희생양이 됐다. NC 선발 찰리 쉬렉은 완벽투로 2000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11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상승세를 타던 LG 타선은 무안타에 그쳤다. 임정우 등판 날 타선 지원은 ‘제로’였다.
불운은 또 있었다. 이날 임정우의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1회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회 불운을 맞았다. 2사 후 조영훈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손시헌에게 중전안타를 내줬다. 이어 김태군의 빗맞은 1루수 뒤 뜬공이 절묘한 코스로 떨어져 1타점 2루타로 연결됐다. 우익수 채은성이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으나 잡지 못했다. 수비가 아쉬웠다.
임정우는 계속된 2, 3루 위기서 김종호 타석 때 어이없는 보크를 저질렀다. 마운드에서 글러브를 모아 세트 포지션을 취한 뒤 다시 와인드업 자세를 가져가 보크 판정을 받았다. 양상문 LG 감독이 항의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실점을 했다. 추가 실점은 막았으나 아쉬운 장면이었다.
흔들린 임정우는 4회 1사 후 김태군, 김종호의 연속 안타에 이어 박민우에게 2타점 3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이종욱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4회에만 3실점을 추가했다. 임정우는 5회 에릭 테임즈에게 솔로포까지 얻어맞아 0-6으로 뒤졌다. 임정우는 6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낸 뒤 신재웅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임정우는 5⅔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1홈런) 2사사구 3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
임정우는 선발 자리매김을 위한 험난한 시즌의 연속이다. 결국 스스로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야 ‘큰 선수’로 올라설 수 있다. 양 감독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임정우의 선발수업은 혹독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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