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버텼다. 그것도 자신들의 장기인 홈런으로 풀었다.
넥센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5-9로 제압하며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2위 NC와의 격차를 2.5경기로 좁히며 3위를 지켰다.
전날(25일) 실책 6개, 20안타를 내주며 삼성에 3-14로 완패했던 넥센은 이날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삼성과 임했다. 애초 선발만 봤을 때 강윤구(넥센)와 J.D. 마틴(삼성)의 싸움이었기에 삼성쪽으로 무게감이 기울었다. 전날 경기 결과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만큼 넥센은 무기력하게 패했다.
↑ 넥센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대구구장을 불태웠다. 막바지에 접어든 넥센의 버티기에 화룡정점은 홈런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넥센은 3-1로 앞선 2회초 윤석민과 허도환이 마틴을 상대로 백투백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23번째이자 통산 750호 연속타자 홈런. 호쾌한 스윙에 시원한 느낌이었다.
이어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거포유격수’ 강정호가 홈런쇼에 가담했다. 강정호는 3회초 2사 2루에서 김기태의 초구를 때려 중견수 뒤 전광판 밖으로 타구를 날렸다. 자신의 시즌 22호 홈런이었다.
이에 질세라 윤석민이 다시 한 번 아치를 그렸다. 4회초 무사 1루에서 윤석민이 김기태의 5구째 가운데로 몰린 시속 138km 직구를 때려 중월 투런포로 연결시켰다. 자신의 시즌 7호 홈런이자 올 시즌 첫 멀티홈런이었다.
그러나 종결자는 따로 있었다. 바로 홈런왕 박병호였다. 팀이 12-4로 크게 앞선 4회초 박병호는 김건한(개명 전 김희걸)의 2구째 바깥쪽 낮은 공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장외 솔로포를 터트렸다. 자신의 시즌 28호. 6월10일 목동 삼성전 이후 16일 만에 본 짜릿한 손맛이었다. 넥센은 박병호의 홈런으로 팀 홈런을 정확히 100개에 맞췄다.
물론 팀 홈런 2위인 삼성도 홈련 쇼에 가세했다. 78개의 팀 홈런을 기록 중이던 삼성의 홈런은 나바로가 추가했다. 나바로는 0-3으로 뒤진 1회말 선두타자 나바로가 좌월 솔로포를 때리며 추격의 불씨를 당겼고, 역시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다시 한 번 솔로포를 터트렸다. 시즌 24회자 통산 739번째, 개인 2호 연타석 대형 아치였다. 하지만 넥센의 홈런쇼 앞에서
부상자들의 이탈로 4강권 언저리에 머물던 넥센은 전반기 막바지 버티기 모드가 성공을 거두면서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천명한 버티기 모드의 핵심은 마운드지만 이날은 타선의 예상치 못한 폭발에 버틸 수 있었다. 힘든 시즌 운영을 펼치던 염 감독의 입가에 미소가 흐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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