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브라질 상파울루) 이상철 기자] 행운의 여신은 최대한 도와줬다. 러시아도 최대한 도와줬다. 실낱같은 희망을 키울 여건은 마련됐다. 그러나 한국은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방’ 그리고 ‘두방’은 없었다.
1무 1패인 한국의 16강에 오르는 경우의 수는 꽤 복잡했다. 그래도 가장 간단한 건 두 가지였다. 러시아가 알제리를 1골차로 이기고, 한국이 벨기에를 2골차로 승리하면 됐다. 1승 1무 1패(승점 4점)로 러시아와 동률이 되나 다득점에 앞서 한국이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기본 조건은 한국이 벨기에를 이겨야 하는 것이고 최소 2골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대한 많은 골이 필요했다.
↑ 한국은 분명 유리한 조건 속에 경기를 했다. 그러나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사진(브라질 상파울루)=김영구 기자 |
먼저 위기를 맞은 건 한국. 전반 22분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위기를 맞았는데 메르텐스(나폴리)가 어처구니없는 슈팅을 날렸다. 한국에겐 행운이었다. 게다가 데푸르(포르투)가 전반 종료 직전 김신욱의 발을 밟으면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했다.
좋은 징조의 연속이었다. 한국은 후반 들어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을 빼고 이근호(상주)를 투입했다. 4-4-2 포메이션으로 공격적인 전술을 가동했다. 수적 우위를 앞세워 한국은 두들겼다.
그러나 벨기에 수비진은 견고했다. 콤파니(맨체스터 시티), 알더바이럴트(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빠졌지만 벨기에 수비는 흔들림이 없었다. 간혹 뚫었다 해도 골키퍼 쿠르투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거미손에 막혔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뭔가를 만들지 못했다. 답답했다.
기회가 아주 없진 않았다. 그러나 전반 29분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중거리 슈팅은 쿠르투아의 선방에 걸렸고, 후반 14분 손흥민(레버쿠젠)의 크로스는 크로스바를 맞혔다. 뭔가 풀릴 듯 보였으나 꼬였다. 그리고 그 실타래를 풀지 못했다.
↑ 한국은 분명 유리한 조건 속에 경기를 했다. 그러나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사진(브라질 상파울루)=김영구 기자 |
그 가운데 후반 15분 알제리의 동점골이 터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최악이었다. 이제 필요한 건 최소 3골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오히려 후반 33분 베르통언(토트넘)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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