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SK 와이번스 최정(27)의 공백을 메운 박계현(22)에게 더 이상 3루 수비 트라우마는 없었다. 강한 멘탈로 스스로 이겨냈다.
박계현은 지난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서 악몽을 겪었다. 3루수로 나선 박계현은 2회와 5회 선두타자를 상대로 평범한 땅볼 타구에 두 차례나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이날 선발투수 김광현이 5이닝 8실점(6자책)으로 무너진 빌미 제공자였다.
↑ 지난 28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3회 초 무사에서 SK 박계현이 유격수 앞 땅볼을 치고 1루에서 슬라이딩 세이프됐다. 흙투성이가 된 박계현의 유니폼이 눈길을 끈다. 사진=MK스포츠 DB |
박계현의 교체와 결장은 문책성이 아닌 배려 차원이었다. 이만수 SK 감독은 “수비를 하다보면 손이 말리는 날이 있다. 그래서 일부러 뺐다. 실책을 하게 되면 자꾸 그 생각을 하면서 더 잘하려고 하다 더 실수를 하게 된다”며 “그럴 땐 쉬게 해주는 게 더 낫다”고 했다. 이어 “박계현은 100%가 아닌 140% 잘해주고 있다. 팀이 어려울 때 어린 친구가 정말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의 든든한 신뢰 덕일까. 박계현은 수비 트라우마를 말끔하게 털어냈다. 의기소침해질 수도 있는 28일 문학 LG전에서 펄펄 날았다. 이날 선발 고효준의 복귀 이후 첫 승을 안겨준 것도 박계현의 수비였다. 1회와 4회 결정적 실점 위기서 두 차례 병살을 이끌어냈다. LG 징크스에 시달리던 고효준도 박계현의 안정적인 수비에 부담을 덜고 5이닝 비자책 경기로 호투했다.
박계현은 올 시즌 주전 3루수인 최정의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군 기회를 잡았다. 뜻밖의 기회를 제대로 살리면서 이만수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박계현은 올 시즌 28경기에서 타율 3할4푼6리, 출루율 3할
최정의 복귀가 또 미뤄진 가운데 부상에 신음하는 SK는 총체적 위기다. 박계현은 위기에서 발견한 SK의 미래다. 그래서 더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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