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6일 잠실 두산전에서 올시즌 최고의 선발 피칭을 한 삼성 배영수는 구석구석 빼어났던 이날의 제구력에 대해 포수 이흥련에게도 감사 인사를 챙겼다. “양 사이드를 꽉 채워 앉아주면서 타깃을 잡기가 편했다.”
지난달 24일 잠실 LG전에서 한국 프로야구 14년만의 노히트노런을 작성한 NC 찰리는 포수 김태군의 투수 리드에 많은 공을 돌렸다. LG 타자들을 잘 알고, 찰리의 공은 더 잘 아는 포수 김태군은 노히트노런 경기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 지난달 24일, NC 투수 찰리가 잠실 LG전에서 한국프로야구 14년만의 노히트노런 기록을 작성한 직후 포수 김태군의 축하 포옹을 받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투수와 포수사이에는 궁합과 선호도가 있다. 볼 배합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배터리의 연차와도 관계가 있고, 스타일에 따라서도 많이 갈린다.
포수의 리드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투수들이 있는 반면, 그때그때의 컨디션과 감각에 민감한 투수들은 쉽게 도리질을 하기도 한다. 전자는 꼼꼼한 분석력의 주도적인 포수들을 고마워하고, 후자는 투수의 컨디션을 잘 살피는 눈치 빠른 포수들을 선호한다.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이면서 투수의 타기팅을 도와주고 최선의 판정을 끌어내는 기술은 기량보다 체력과 더 관계가 있다는 말이 있다. 어린 연차일 때 열심히 움직이던 포수도 나중에는 슬슬 게을러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
심판 앞에서 시위를 잘하고 분위기도 살려주는 파이팅 넘치는 포수들은 투수들에게 인기가 좋은 편이다. 조용한 포수보다 왠지 뭔가를 더 얻어 오는듯한 느낌을 주곤 한다.
↑ 뉴욕 메츠 포수 트레비스 다노(왼쪽)와 투수 헨리 메히아의 승리 자축 ‘가슴치기’ 세리모니. 지난 4일 텍사스전 6-5 승리 직후다. [사진(미국 뉴욕)=AFPBBNews=News1] |
야수 출신 사령탑은 공격형 포수를 높이 평가하고, 투포수 출신 벤치는 일단 수비력부터 따지는 모습이 많다. 타고투저가 극성스러운 올시즌, ‘포수난’을 호소하는 벤치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마운드의 높이
개막 석달이 넘은 7월까지 4할을 지켜내고 있는 ‘놀라운 타자’ SK 이재원이 주전을 자신할 수 없는 포지션. 포수는 그렇게 특수한 자리다.
서로의 장점을 이해하고 단점을 배려하는 배터리가 최선을 다한 승리의 마운드에서 축하를 나눌 때, 팬들의 박수가 터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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