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7-1. 최근 치러졌던 월드컵 준결승에서 이렇게 많은 골이 터진 적이 있었을까. 8강 4경기에서 5골 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준결승 1경기에서 무려 8골이 나왔다. 난타전도 아니었다. 한 팀의 일방적인 골 사냥이었다. 인정사정 봐주는 건 없었다. 전차군단은 냉혹했다.
독일이 개최국 브라질을 완파하고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2002 한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진출이다. 12년 전 우승의 꿈을 접게 한 브라질을 상대로 깨끗이 설욕했기에 더욱 통쾌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쁨을 철저히 숨겼다. 환희는 잠시였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을 되찾았다.
↑ 독일은 브라질에 대승을 거뒀다. 크게 앞서도 칼을 놓지 않았다. 사진(브라질 벨루오리존치)=ⓒAFPBBNews = News1 |
독일은 전반 11분 뮐러(바이에른 뮌헨)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았다. 1골차 리드는 불안했다. 홈 이점을 가진 브라질이 흐름만 타면, 독일도 어려울 수 있었다. 그러나 독일은 브라질을 완벽 분석했다. 브라질의 손과 발을 꽁꽁 묶었다. 그러면서 펀치를 잇달아 달렸다. 손과 발을 쓸 수 없는 브라질은 속수무책으로 맞고 또 맞을 뿐이다.
독일은 전반 23분부터 전반 29분까지 6분 동안 4골을 몰아쳤다. 믿기지 않는 골 퍼레이드였다. 클로제(라치오), 크루스(2골·바이에른 뮌헨), 케디라(레알 마드리드)가 잇달아 골을 터뜨렸다. 5-0, 승부는 일찌감치 끝났다.
후반 초반 브라질의 반격이 독일의 신경을 건드렸을까. 독일은 곧바로 더 강한 펀치를 두 방 날렸다. 클로제를 대신해 들어간 ‘조커’ 쉬얼레(첼시)가 후반 24분과 후반 34분 연속골을 터뜨렸다.
↑ 고개 숙인 세자르, 그가 7골이나 허용할 줄 알았을까. 사진(브라질 벨루오리존치)=ⓒAFPBBNews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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