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경기에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사4구 하나없이 2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아 다저스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삼진을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종전 9개)인 10개나 잡으며 호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팀이 1-0으로 앞선 7회초 수비 때 브랜던 리그와 교체된 류현진은 다저스가 그대로 리드를 지켜 올 시즌 18번째선발 등판 만에 10승(5패)째를 챙겼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지난해(14승 8패)에 이어 두 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지난해 21번째 등판이었던 8월 3일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 시즌 10승째를 거둔 류현진은 한국인 투수의 메이저리그 최단 경기 시즌 10승 달성 기록까지 새로 썼다.
올 시즌 다저스에서는 잭 그레인키(11승 5패)와 클레이턴 커쇼(11승 2패)에 이어 세 번째로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날 호투로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65에서 3.44로 떨어졌다.
스포츠 선수라면 데뷔 2년째에 누구나 맞는다는 '2년차 징크스'도 류현진에게는 무색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2년차에 접어들어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지난해 전반기 성적인 7승 3패, 평균자책점 3.09를 뛰어 넘었다.
한층 노련해진 완급조절, 스트라이크존 좌우와 상하를 폭넓게 활용하는 능력은 이제는 원숙의 경지에 도달한 느낌마저 든다.
류현진은 후반기에도 여세를 몰아가 박찬호가 전성기인 2000년에 기록한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승(18승) 기록에 도전한다.
◇ 진화의 선봉은 한층 예리해진 커브와 슬라이더 = 올해 류현진은 직구와 체인지업 투 피치로 상대타선을 공략하던 지난해의 류현진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비시즌 동안 커브와 슬라이더의 예리함을 키우는데 공을 들였다.
직구와 체인지업의 위력이 상대팀에 알려진 이상 '제3의 무기'를 만들어달라는 릭 허니컷 투수코치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이 결과 묵직한 직구와 명품 체인지업은 여전했고, 겨우내 연마한 커브는 승부구로 쓸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이었다. 슬라이더 구속은 시속 140㎞까지 끌어올렸다.
신무기를 장착한 류현진은 다양한 볼 배합으로 타자들을 상대했다.
미국 스포츠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이 분석한 지난해와 올해 류현진의 구종별 구사율은 직구는 54.2%에서 54.4%, 슬라이더는13.9%에서 13.6%로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체인지업 구사 비율은 지난해 23.3%에서 올해 19.8%로 급감한 반면 커브의 구사율은 9.5%에서 11.0%로 늘었다.
주무기로 알려진 체인지업의 빈도를 줄이고 커브로 필살기를 보완한 류현진은 만족스러운 승수를 쌓은 것은 물론 경기내용도 좋았다.
류현진의 9이닝당 삼진 개수는 지난해 7.22에서 올해는 8.00으로 올랐고, 9이닝당 볼넷 개수는 2.30에서 1.81로 감소했다.
물론 수치만으로 류현진의 올해 활약을 설명하긴 어렵다.
류현진은 시즌 초반 제1선발인 클레이튼 커쇼가 허리 부상으로 한 달간 등판하지 못하자 그 공백을 메우며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돈 매팅리 감독이 "단결력 없는 다저스는 사실상 팀도 아니다"며 무기력한 경기로 자중지란에 빠진 팀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다음 날인 지난달 7일 '투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 등판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역투해 승리를 거둬냈다.
류현진이 반등할 발판을 놓자 다저스는 이후 차곡차곡 승수를 쌓아나가며 한때 9경기 반까지 벌어졌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승차를 좁혀갔다.
결국 지난 1일 66일 만에 단독 선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최근 류현진을 '사이영상 듀오' 커쇼-잭 그레인키와 더불어 '포미더블(formidable)' 트리오라고 불렀다. 포미더블은 '가공할, 어마어마한'이란 뜻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 사진 = MK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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