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남구 인턴기자] 이번 시즌 한화 이글스의 히트상품은 누가 뭐래도 이태양(24)이다. ‘한화의 미래’ 이태양은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이태양은 올 시즌 17번 등판 중 13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86⅔이닝을 소화, 4승 4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 중이다. 다승 부분에서는 공동 27위를 기록 중이고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소화한 25명의 투수 중 13위에 올라 있다. 표면상으로 이태양의 기록은 크게 눈에 띄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 이태양은 이번 시즌 국내 우완 정통파 선발 중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사진(인천)=한희재 기자
하지만 기록을 세부적으로 면밀히 들여다보면 그의 진가가 드러난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와 퀄리티 스타트가 눈에 띈다. 이태양은 1.36의 WHIP를 기록하여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 11위에 랭크돼 있다. 토종선발로는 6위의 기록이며 우완 정통파 토종 선발로 범위를 좁혀 보면 윤성환(1.21), 류제국(1.28)에 이어 3위다. 퀼리트 스타트 부분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보이고 있다. 13차례 선발로 출격하여 8번 퀼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8번의 퀄리트 스타티는 공동 11위에 기록이다. 다른 선발투수들이 14~19번 선발로 경기에 나선 것에 비해 이태양은 13번을 선발로 나서 얻어낸 기록이라 더욱 값지다. 8번의 퀼리트 스타트 중에 5번은 7이닝이상 3자책점이하(QS+)를 기록하며 이 부분에서 공동 7위에 올라 있다. 우완 정통파 토종 선발 중엔 5번 이상의 QS+를 기록한 선수는 윤성환(6번)과 이태양 둘 뿐이다.
안정적인 제구도 이태양의 장점이다. 이태양은 올 시즌 24개의 볼넷을 내줬다. 규정이닝을 소화한 선발투수 중 다섯 번째로 적은 수치이다. 국내투수로는 3위의 기록으로 이태양보다 적은 볼넷을 내준 투수는 윤성환과 우규민(22개)뿐이다. 경기당 볼넷 허용수도 2.49개로 6위에 랭크돼 있다. 24개의 볼넷은 내주는 동안 57개의 삼진을 잡아내 볼넷삼진비율도 2.38로 우수하다.
↑ 이태양은 한화에서 규정이닝을 소화한 유일한 투수로 다승, 평균자책점, 이닝, 탈삼진부분에서 모두 팀 내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인천)=한희재 기자
올 시즌 한화에서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이태양이 유일하다. 평균자책점, 다승, 투구이닝, 탈삼진 부분에서 모두 팀 내 선두를 차지하며 마운드를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성적이 좋지 않은 9위 팀에서 일궈낸 기록이라 그의 성적은 더욱 빛이 난다. 특히 용병투수들의 부진 속에 구멍 난 선발진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소년가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전 한화 선수이자, 현 LA 다저스 소속의 한 좌완투수를 보는듯하다.
한화는 전반기가 끝난 현재 최하위
에 처져 있다. 중위권과의 승차도 10경기 가량 차이가 나면서 가을 야구도 사실상 힘들다. 승률은 0.360에 머물러 한화를 응원하는 팬들은 웃을 날이 많지 않다. ‘이글스의 에이스’ 이태양의 호투는 단순히 표면적으로 ‘우수한 기록’뿐만이 아니라 어찌 보면 한화야구를 보는 이들에게 ‘한 줄기 희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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