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코로자와) 안준철 기자] 닮아도 너무 닮았다. 한일 야구 영웅인 박찬호(41)와 노모 히데오(46)가 공교롭게도 같은 날 별들의 잔치를 빛냈다.
박찬호는 1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앞서 특별 은퇴식을 가졌다. 의전 차량을 타고 등장한 박찬호는 한화 이글스의 올드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61번 유니폼이 선명하게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환한 얼굴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포구자로 나선 공주고 선배인 김경문 NC다이노스 감독과 호흡을 맞춰 멋진 시구를 선보였다. 이후 박찬호는 김 감독을 뜨겁게 끌어안았다.
↑ 1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은퇴식을 가진 박찬호가 시구를 마친 후 글러브를 벗고 있다. 경기에 앞서 박찬호 팬사인회 및 은퇴식이 열렸다. 사진(광주)=한희재 기자 |
이어 구본능 KBO 총재가 박찬호에게 ‘61기념 컬렉션’을 전달하기 위해서 나섰다. ‘61기념 컬렉션’은 박찬호의 전 소속팀 한화가 특별 제작한 기념물. 동료 후배들과 관계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박찬호는 아내와 두 딸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섰다.
노모도 18일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 세이부돔에서 열린 2014 일본프로야구 올스타전 1차전에 앞서 후배들 앞에 섰다. 바로 일본 야구의 전당 헌액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노모는 지난 1월 일본 야구의 전당에 최연소로 헌액됐다. 이날 노모와 함께 현역시절 호타준족으로 아키야마 고지 소프트뱅크 감독과 미일 통산 381세이브를 거둔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와 함께 나란히 헌액식을 가졌다. 1995년 자신의 빅리그 진출을 도왔던 피터 오말리(76) 전 LA 다저스 구단주도 찾아 노모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축하했다.
↑ 18일 일본 사이타마 도코로자와 세이부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올스타전 1차전에 앞서 일본 야구의 전당 헌액식이 열렸다. 좌측부터 노모 히데오, 아키야마 고지, 사사키 가즈히로가 표창을 받고 있다. 사진(日 도코로자와)=안준철 기자 |
후배들 앞에서 선 둘의 소감도 비슷했다. 박찬호는 “야구는 제 인생에 학교와 같았습니다. 제가 선택한 과목과 같았고, 야구에서 너무나 많은 소중한 가르침을 얻었고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야구에서 소중한 꿈과 삶의 열정과 애정, 사랑, 꿈과 도전, 인생의 철학까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라며 벅찬 감동을 전했다. 노모도 “올스타전을 앞두고 여러 팬들 앞에서 영광스러운 자리를 갖게 돼 기쁘고 고맙다”며 “야
영웅을 배웅하는 한일 야구인들의 자세도 닮았다. 메이저리그라는 큰 무대에서 도전에 성공한 둘에게 아낌없는 기립 박수를 보냈다. 별들의 무대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투수는 영원한 '별'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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